석화 재편, 실사·승인 등 10개월 ‘병목’…구조적 부진 돌파구 주목

실사·승인 후 통합까지 10개월 소요
인력 통합부터 재무 부담 등 우려 커
과잉 설비 축소·고부가 전환 등 강점

여수석유화학산단 전경. <사진=여수상공회의소>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재편이 실사와 승인 절차 등을 거쳐 본격적인 개선 효과를 내기까지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부 기업은 여전히 확정안 제출 단계에 머무른 가운데, 전쟁 등 외부 변수로 생산 중단 가능성까지 가시화하면서 사업재편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산 1호 프로젝트와 여수 1호 프로젝트 등이 통합법인을 설립하기까지 약 10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등이 함께 추진한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확정안을 제출했다. 이후 실사 등의 타당성 검토를 약 3개월 거쳐 정부와 채권단으로부터 사업재편계획 승인이 지난 2월 떨어졌다. 사업재편계획 승인에 따라 오는 9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지분 50%씩 보유한 합작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여수 1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의 합작법인 여천NCC가 함께 추진한다. 지난 3월 확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지난 대산 1호 프로젝트의 선례를 감안하면 타당성 검토를 거쳐 오는 6월 말 사업재편계획 승인 발표가 유력하다. 그러면 분할·합병 사전 투자 등을 감안해 해를 넘긴 2027년 통합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법인이 설립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바로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인력·기능 통합과 보완 투자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산 1호 프로젝트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의 증자를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 인력을 합작법인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있는 상태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재편이 중장기적으로 손실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HD현대케미칼과 여천NCC 등은 수익성 개선과 실질적 재무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케미칼은 NCC 설비 축소로 고정비를 절감하고 저수익 제품 판매 손실을 최소화하게 된다. 또 주주사의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게 된다.

여천NCC의 경우에도 HD현대케미칼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재무부담 모두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NCC 설비와 범용 석유화학 제품 설비 일부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의료용 LDPE, 자동차·전선용 기능성 POE 등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등 고부가 제품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석유화학 공정은 전후방의 설계 연계성이 매우 높은 구조로, 특정 제품이 저수익이라고 해서 특정 제품만 생산을 중단하기 어려운 구조다”며 “그동안 수요 부진에도 과잉 생산되는 지점이 있었던 만큼, 이번 사업 재편으로 수익 구조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 대산에서 LG화학이 GS칼텍스, 한화토탈에너지스 등과 사업재편을 논의 중이고,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이 사업재편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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