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들이 할부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이 3조 6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서 소비자들의 할부 이용이 늘어난 데다, 카드사들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면서 유이자 할부 비중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가 지난 한 해 동안 할부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3조 60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조 4580억 원) 대비 4.17%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와 우리카드였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1년 새 증가폭은 물론 절대적인 규모도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삼성카드의 지난해 연간 할부 카드 수수료 수익은 8639억 원으로 전년(8083억 원) 대비 6.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할부 카드 수수료 수익 역시 6.87% 증가한 2684억 원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신한카드 6777억 원(전년 대비 6.75% 증가) △현대카드 4989억 원(6.20% 증가) △롯데카드 5834억 원(1.62% 증가) △하나카드 2214억 원(0.55% 증가) 등 대부분 1년 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삼성카드의 할부 수익 규모가 타사 대비 큰 데는 할부 수수료율이 높은 점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7개 카드사의 할부 수수료율은 하단이 7.90~10.00%, 상단이 19.90~19.95%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평균 할부 수수료율은 8.84%~19.91%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삼성카드의 할부 수수료율은 하단이 10.00%, 상단이 19.90%로 전체 평균 대비 하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의 할부 수익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만 해도 2조 원을 간신히 넘던 할부 수익은 2023년 3조 원 수준을 넘어서더니 현재는 4조 원을 4000억 원가량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21년 7개 카드사의 연간 할부 수수료 수익은 2조 247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2조 4133억 원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3조 1712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어 2024년 3조 4580억 원, 2025년 3조 6024억 원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할부 수수료로 벌어들인 금액이 증가한 데는 고객들의 할부 결제액 규모 자체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개 카드사의 개인 고객 할부 신용판매 이용 실적은 148조 272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43조 2262억 원) 대비 3.52%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인 점도 한몫했다. 무이자 할부 혜택은 줄었으나, 고금리에 경제력이 약화된 소비자들이 할부 결제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며 유이자 할부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22년 말만 해도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업종에 따라 최장 12개월까지 제공했으나, 최근에는 6개월 할부조차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업황 악화에 따라 카드사들이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며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이자 할부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조달금리 부담 해소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일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3년물·AA+ 기준) 금리는 3.969%에 달한다. 이는 전년(2.829%)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할부 결제 시 이자 비용을 카드사가 부담하는 무이자 할부는 카드사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이나, 비용 효율화 관점에서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는 무이자 마케팅을 하더라도 계절·월별로 취급액이 담보되는 업종이나 가맹점에 유연하게 적용하거나, 이용이 꾸준한 고객들에게 혜택성으로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이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할부 사용을 늘리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과거 무이자 할부가 확대됐던 시기를 보면 조달금리 부담이 내려가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여유가 생겼을 때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무이자 할부 혜택이 다시 확대되기 위해서는 조달금리 부담이 먼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