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다 부실 온다”…GA 선급비용 급증에 건전성 경고

인카금융서비스, 설계사 수수료 44%↑…재무 리스크도 함께 급증
비유동 선급비용 87% 증가…금융당국, 과당경쟁·관리미흡 ‘경고’
설계사 유치 위한 자금 투입 확대…한화생명금융서비스 1조 돌파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인카금융서비스가 몸집을 불리기 위한 자금을 계속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보험 판매 명목으로 지급한 금전 등을 지난 1년 동안 44% 이상 늘리며 외형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다른 GA들 역시 인카금융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금전 등의 유인책을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에 참전했다. 다만 이런 출혈 양상이 향후 GA 업계 전반의 재무 건전성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인카금융서비스의 선급비용은 2025년 말 기준 6874억 원이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4763억 원 대비 2111억 원(44.3%) 증가한 수치다. 선급비용은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미리 지급한 판매 수수료로, 보험계약의 유지 기간 경과에 따라 비용으로 전환된다.

인카금융서비스를 세부적으로 보면 1년 내 회수 가능한 유동 선급비용이 3767억 원에서 5004억 원으로 1237억 원(32.8%) 늘었다. 1년 이후 시점에 회수되는 비유동 선급비용은 996억 원에서 1870억 원으로 874억 원(87.7%) 늘었다.

GA 업계 1위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선급비용은 2024년 말 기준 9340억 원에서 2025년 말 기준 1조 88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대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유동 선급비용은 7584억 원에서 8131억 원으로 547억 원(7.2%) 증가했으며, 비유동 선급비용은 1756억 원에서 1957억 원으로 201억 원(11.4%) 증가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2024년 말 기준 690억 원이던 선급비용을 2025년 말 기준 853억 원으로 23.6%가량 끌어올리며 자금 투입 경쟁에 동참했다. 글로벌금융판매(453억 원→746억 원, 64.6%↑), 프라임에셋(1226억 원→1404억 원, 14.5%↑) 등도 일제히 선급비용을 늘렸다.

이처럼 GA들이 소속 보험설계사를 위한 자금 투입을 늘리는 배경에는 보험 제조와 보험 판매의 분리, 즉 ‘제판분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 가입 시 상품 간 비교가 일반화되고, 보장 분석을 통한 리모델링 수요까지 늘면서 GA 업계의 역할이 커졌는데, 이때 보험설계사의 가치 또한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2012~2022년까지 10년간 GA 소속 보험설계사는 연평균 4.8%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선급비용과 같은 판매 수수료는 GA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보험 영업에 대한 동기 부여와 성과를 높이고자 활용됐다. 문제는 성과 경쟁이 불거지면서 판매 수수료 경쟁, 시장 왜곡 등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계상 발생하는 ‘자산 착시’ 현상도 잠재적 뇌관이다. GA가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먼저 지급한 선급비용은 계약 이행 원가 등으로 구성돼 회계상 자산으로 인식된다. 대규모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갔음에도 재무제표상으로는 자산 규모가 커지는 착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보험설계사가 약정된 기간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보험계약(실적)을 유지해야만 온전히 회수될 수 있다. 만일 거액의 판매 수수료를 받은 보험설계사가 실적을 채우지 못하거나 타사로 이탈할 경우 이 선급비용은 전액 GA의 손실(대손상각비)로 처리된다. 보험설계사 정착률과 보험계약 유지율 관리에 실패할 경우 대규모 ‘부실 폭탄’을 떠안을 리스크가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자 금융당국도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형 GA들의 과도한 스카우트 비용 지출과 판매 수수료 경쟁이 GA 업계의 건전성을 훼손하고 소비자 피해를 유발한다고 판단해 GA 운영 위험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불건전 영업 징후가 포착될 경우 즉시 현장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 GA 업계의 자율협약 등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과당 경쟁을 부추기거나 리스크 관리가 미흡한 곳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가하겠다고도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카금융서비스를 필두로 한 GA 업계의 전방위적인 선급비용 증가는 매출 확대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투자로 볼 수도 있지만, 단기간에 몸집이 과도하게 불어난 것은 재무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앞으로 있을 실적 발표에서 급증한 선급비용이 실제 양질의 신계약 매출로 이어졌는지,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은 안정적인지를 꼼꼼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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