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해외 체크카드 시장이 8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이 부문 시장 1·2위인 하나카드와 신한카드가 일본 여행 특화 트래블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점유율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하나카드의 경우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이러한 영향력을 신용카드 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반면, 하나카드와 10%p(포인트)의 격차를 두고 있는 신한카드는 일본을 주요 무대로 삼고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올해 3월까지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개인+법인)은 2조24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8954억 원)보다 18.38%가량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9개 카드사의 연간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8조 원 규모에 육박한 바 있다. 실제로 2025년 연간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7조8837억 원으로, 전년(6조5197억 원)보다 20.92% 급증했다. 올해 역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8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트래블카드 확산과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2022년 7월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를 출시한 이후 카드사들의 여행 특화 상품 경쟁이 본격화됐고,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용액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 골자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여전히 하나카드가 지켰다. 하나카드의 올 3월 말 기준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91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점유율은 40.83%로, 전년(39.94%)보다 0.89%p(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뒤를 신한카드가 좇았다. 신한카드의 올 3월 말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6663억 원으로, 전년(5416억 원)보다 23.02% 증가했다. 이에 따른 점유율 역시 1.12%포인트 상승한 29.69%를 기록했다. 전체 카드사 중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개선 폭이 1%포인트를 넘어선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했다.
이처럼 트래블카드의 선두주자인 하나카드의 경우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의 40% 이상을 점유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한카드는 공격적인 상품 출시와 혜택 확대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점유율 30%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향후 두 회사의 격전지는 일본이 될 전망이다.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는 약 일주일 간격으로 일본 여행 특화 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다만 두 회사의 전략은 서로 달랐다. 하나카드는 일본 특화 신용카드 출시를 통해 부족한 해외 신용카드 점유율 흡수까지 노린 반면, 신한카드는 일본 특화 체크카드 출시로 8조 원 규모의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 1위까지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점유율은 올 3월 기준 9.43%로, 전체 카드사 가운데 4위에 불과하다.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1위의 영향력을 신용카드로까지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먼저 하나카드는 이달 15일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는 일본 현지 돈키호테·유니클로·다이소·3대 편의점·스타벅스 등 주요 가맹점에서 월 최대 5만 원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일본 특화 시즌제 서비스’가 핵심이다. 여기에 신용 결제 시 항공·면세점·해외 가맹점 등에서 최대 3% 하나머니 적립, 외화 하나머니 결제 시 환율 우대 100%·해외 이용 및 ATM 수수료 면제 등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이달 21일 신한은행과 함께 일본 여행 특화 ‘SOL트립앤J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SOL트립앤J 체크카드는 기존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환율 우대 100%·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에 더해 일본 현지 돈키호테·편의점·유니클로·무인양품 등 주요 가맹점에서 5% 할인을 제공한다. JCB 브랜드 제휴 혜택을 통해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호시노 리조트 할인 등 부가 서비스도 연회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 일본이 핵심 격전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높은 이용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은 여행 수요 확대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 지리적 접근성과 높은 방문 빈도를 바탕으로 주요 결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945만96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881만7765명보다 7.28%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수요를 기반으로 카드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젊은 세대 이용 비중이 높은 만큼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일본의 지리적 접근성을 바탕으로 일본 여행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특화 상품으로 점유율 제고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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