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사유진 기자>
SK텔레콤이 주가 10만원 시대를 열며 같은 통신주인 KT·LG유플러스와는 확연히 다른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유심 해킹 사태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투자자와 고객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업들에 대한 투자 지분 가치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SK텔레콤는 앞서 지난 21일 종가가 10만500원을 기록했다. 2021년 인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유심 해킹 사태 직후인 5월 23일 5만7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8월 5만5500원, 10월 5만4500원 수준에서 횡보하다 올해 초부터 급등세를 탔다. 1월 2일 5만3300원이었던 주가가 4월 21일 10만500원까지 치솟아, 연초 대비 상승률은 88.6%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20%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KT, LG유플러스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SKT의 주가 랠리의 핵심 동력은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지분 가치 급등이다. SKT는 2023년 앤트로픽에 1억 달러(당시 약 1300억원)를 투자해 지분 약 0.3%를 확보했다. 꾸준히 몸값을 높여오던 앤트로픽이 최근 보안에 특화된 신규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를 공개한다고 밝히자 기업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SKT가 현재 보유한 앤트로픽의 지분 평가액을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성공적인 투자 유치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SKT는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그룹사와 함께 리벨리온의 지분 약 18.2%를 보유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최근 기업가치 3조4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총 6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25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정재헌 SKT CEO가 21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연 타운홀 미팅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SKT 뉴스룸>
투자 자산 가치 외에도, SKT 자체의 AI 사업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재헌 대표는 ‘AI 네이티브’ 전략을 발표하며 사업구조의 체질 전환을 선언,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략 핵심으로 내세웠다.
SKT는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후 가동률이 크게 뛰며 영업이익 기여도가 23% 수준까지 올랐고, 향후 울산 등에 대규모 AIDC가 조성되면 B2B(기업 간 거래) 부문의 실적도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SKT는 AIDC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담 조직도 새롭게 꾸렸다. AI CIC(사내독립기업) 산하에 정석근 AI CIC장이 이끄는 AI DC 사업본부와 하민용 본부장이 이끄는 AI DC 개발본부를 신설했다.
SKT의 AI 인프라 확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정재헌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현지 AI 인프라 사업 확장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T의 올해 실적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데이터센터 사업이 외형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앤트로픽의 글로벌 투자 수요와 실적 성장을 감안할 경우 지속적인 지분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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