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사유진 기자>
SK텔레콤이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 가입자 확대를 위해 이동통신 3사중 마지막으로 ‘공용 유심’을 출시했다. SKT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 그동안 알뜰폰 사업에는 소극적이었지만, 중소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는 이마트24와 제휴를 맺고 SKT 망 알뜰폰 사업자 간 호환 가능한 ‘간편유심’(공용 유심)을 전국 5500여 개 이마트24 매장에 출시했다.
간편유심은 특정 알뜰폰 브랜드 전용이 아니다.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라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심으로, 고객은 매장에서 유심을 구매한 뒤 원하는 사업자의 요금제를 골라 즉시 개통할 수 있다.
SKT는 ‘간편유심’ 출시와 함께 전용 포털도 오픈했다. 해당 포털에서는 ‘간편유심’ 소개를 비롯해 참여 사업자 정보, 구매처, 배송 안내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오는 5월부터는 당일 택배·퀵배송도 시작할 예정이다.
간편유심 출시는 SKT가 알뜰폰 사업을 본격화 하기 위핸 행보라는 점에서 경쟁업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그간 SKT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서 법에 의해 알뜰폰 사업자에 망을 제공해왔지만, 사실상 알뜰폰을 자사 가입자를 빼앗는 경쟁자로 인식해왔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바로유심’과 ‘원칩’이라는 공용유심 브랜드를 수년 전부터 운영하며 알뜰폰 가입자 확대에 적극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각 통신사의 알뜰폰 가입자 수에서도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SKT 망 알뜰폰 가입자는 181만명에 그쳤다. 같은 시기 LG유플러스 망 457만명, KT 망 401만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체 알뜰폰 시장이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며 이동통신 시장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한 가운데, SKT만 이 흐름에서 빠져있던 셈이다.

SK텔링크는 이마트24와 제휴해 SKT 망 알뜰폰 사업자 간 호환 가능한 공용유심 ‘간편유심’(공용 유심)을 전국 5500여 개 이마트24 매장에 출시했다. <출처=SK텔링크>
업계에서는 SKT가 알뜰폰 사업을 강화한 배경으로, 지난해 4월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가입자들이 이탈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해킹 사태 이후 SKT는 대규모 가입자 이탈을 겪었고, 이동통신(MNO) 가입자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그동안 외면해왔던 알뜰폰 시장을 ‘제2의 가입자 풀’로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행보는 이미 지난해부터 구체화됐다. SKT는 지난해 10월 자급제 전용 브랜드 ‘에어(air)’를 론칭하며 MNO와 알뜰폰 사이의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어가 SKT 자체 브랜드 내 저가 라인업이라면, 이번 간편유심은 외부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협력 채널을 여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SKT의 이같은 행보를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개별적으로 오프라인 유통망과 물류 체계를 구축해야 했던 부담이 줄고, SKT는 직접 가입자를 유치하지 않더라도 자사 망을 경유하는 도매 수익을 늘릴 수 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SKT의 공용 유심 출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에 목말랐던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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