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진행 중 수장 교체…이지스운용, 조갑주 대표 복귀 배경은

SPA계약 전 힐하우스 국적 논란·국민연금과 갈등 불거지며 협상 지연
창업 공신 조 대표 복귀 논란 정리 나설 듯…“주주대표에 지분매각 일임할 것”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사진=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절차를 밟고 있던 이지스자산운용이 5년 전 떠난 조갑주 전 대표를 다시 수장으로 복귀시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지스자산운용을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현재도 회사 내에서 영향력이 큰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조 대표는 코람코자산신탁 투자운용본부 상무를 거쳐 2011년 이지스자산운용 설립 초기부터 합류했다.

리츠(REITs)와 부동산 펀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그는 2014년 창업주 고(故) 김대영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2018년 김 창업주 별세 이후에는 창업주 일가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조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본인 및 가족회사 GF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약 12%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 속에서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이하 힐하우스)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 절차를 진행해 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 대표와 창업주 일가 간 갈등이 매각 지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힐하우스는 인수를 위한 실사 단계까지 마쳤으나 아직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논란의 중심에는 힐하우스의 국적 문제가 있다. 힐하우스 창업주가 중국 허난성 출신의 장 레이(Zhang Lei)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국내 주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힐하우스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운용사라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반론도 함께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실제 이해관계 충돌로도 이어졌다. 일부 자산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갈등이 불거졌고,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출자한 자금 회수를 검토하면서 매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힐하우스 역시 인수 조건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라는 외부 변수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 부동산 투자 외에 증권 부문 강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 과제가 겹친 상황에서, 창업 초기부터 조직 이해도가 높은 조 대표가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표의 이번 재취임은 2021년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약 5년 만이다. 당시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가족회사와의 공동 투자를 통해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조 대표는 취임 후 계획과 관련해 “기관투자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고객 자산 보호와 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관련 사안은 주주대표에게 일임할 것”이라며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회사 주요 사업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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