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EHS 히트 펌프 보일러’ 출시…국내 난방 전기화 사업 가속화

냉매 상태 변화 활용해 공기·물가열…투입 전력 대비 5배 이상 효율
고효율 냉매 분사 성능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0% 낮춰

송병하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이 'EHS 히트 펌프 보일러' 제품의 주요 특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히트 펌프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난방 전기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히트 펌프 기술력을 집약해 성능과 효율, 탄소 저감을 모두 강화한 한국형 ‘EHS 히트 펌프 보일러’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히트 펌프 솔루션은 외부의 열에너지를 흡수해 내부의 열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에너지 전환 솔루션으로, 냉매가 액체와 기체 상태를 오가며 열을 흡수·방출하는 성질을 활용한 ‘증기 압축 사이클’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외부에서 열을 흡수한 냉매는 압축기를 거쳐 고온·고압의 기체 상태가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열이 열교환기를 통해 실내의 공기나 물로 전달된다. 열을 방출한 냉매는 다시 팽창하며 온도가 낮아지고 외부에서 열을 흡수할 수 있는 액체 상태로 변환된다. 이 순환이 반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에너지 투입만으로도 높은 열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히트 펌프 솔루션에 대용량 열교환기를 탑재하고, 압축기 내부 밸브를 한층 효율적인 구조로 설계해 압축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또 외기 온도와 운전 조건에 따라 시스템을 최적으로 제어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바닥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달성해, 투입 전력 대비 약 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55도 출수 조건에서의 SCOP는 3.78이다.

또 삼성전자는 냉매를 높은 압력으로 압축해 열 전달 속도와 용량을 높이는 ‘고효율 압축 기술’과 액체 냉매와 가스 냉매를 혼합 주입해 압축 효율을 끌어올리는 냉매 분사 방식 ‘플래시 인젝션’ 기술을 히트 펌프 솔루션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혹한기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구현한다. 고효율 냉매 압축 기술과 결빙 방지 기술을 바탕으로 영하 25도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동작이 가능하며, 영하 15도 조건에서도 최대 70도의 고온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또 가정용 에어컨 등 냉난방 기기 제품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R410A’ 냉매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68% 낮은 ‘R32’ 냉매를 적용했다.

히트 펌프 솔루션은 전기 보일러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에 활용된다. 실내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에어컨’, 따뜻한 공기로 의류를 건조하는 ‘건조기’와 ‘세탁건조기’, 의류를 관리하는 ‘에어드레서’나 식기를 건조하는 ‘식기세척기’ 등에는 공기를 직접 가열하는 ‘에어 투 에어(A2A)’ 방식의 히트 펌프 기술이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EHS 히트 펌프 보일러’에 공기의 열을 물로 전달하는 ‘에어 투 워터(A2W)’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가열된 공기로 데워진 물이 바닥 아래 배관을 흐르며 집 안을 따뜻하게 하고 온수를 공급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바닥에 물 배관을 설치해 난방하는 한국 온돌 주거 문화에 적합하며, 기존 보일러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높아 별도의 대규모 설비 변경 없이 전기 보일러로의 전환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히트 펌프 기술 향상을 위해 북미, 유럽, 일본 등 20여 개 지역에서 히트 펌프 연구소와 테스트 랩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카와에 위치한 ‘삼성 HVAC 테스트 랩’에서는 혹한·강설 환경에서의 히트 펌프 솔루션 신뢰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보스턴에서는 히트 펌프 실사용 가구의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를 검증하는 실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스웨덴 왕립공과대학(KTH), 룰레오 공과대학(LTU)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효율 난방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고려대학교와 차세대 히트 펌프 난방·급탕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 협력을 진행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히트 펌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히트 펌프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유럽은 탄소 중립과 가스 의존도 해소를 위해 히트 펌프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하고 제조사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역시 보조금과 세금 감면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통해 히트 펌프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50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이달 히트 펌프 보급 사업을 발표했으며, 2035년까지 350만 대를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정책 방향에 발맞춰 제품 출시와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전기 난방화 전환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송병하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은 “히트 펌프는 전기 난방화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솔루션”이라며 “검증된 기술력과 글로벌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안정적인 난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 가치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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