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규제’ 무색…DS투자 등 증권사 3곳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여전

MMF로 분모 키우고 계열사 밀어주고…증권사 ‘편법 구조’ 여전
DS투자, 계열사 펀드 비중 65% 달해…MMF‧기관투자자 비중 높은 영향
대형사도 ‘25% 룰’ 위반…키움증권 46%‧미래에셋증권 34% 기록

금융당국이 펀드 불완전판매와 계열사 간 부당 지원을 막기 위해 계열사 펀드 판매 한도를 25%로 강화했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 증권사들마저 한도를 초과하며 규제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주요 증권사나 은행이 자사 펀드를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권유하는 ‘이해상충’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관련 규정을 개정해 연간 펀드 신규 판매액 중 계열사 펀드 비중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 2022년부터는 이 상한선을 25%로 강화하며 규제를 더욱 엄격히 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주요 증권사 가운데 올해 1분기 기준 ‘계열회사 펀드 판매 비중’이 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 한도인 25%를 초과한 증권사는 DS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곳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한 곳은 DS투자증권이다. DS투자증권은 1분기 신규 판매한 총 147억 원의 펀드 중 97억 원을 계열사인 디에스자산운용 상품으로 채우며 65%를 기록했다. 이는 당국이 규정한 25% 상한선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총 2444억 원의 펀드를 판매했으며, 이 중 46%에 해당하는 1140억 원을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배분했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역시 같은 기간 판매한 1조8247억 원 규모의 펀드 중 34%(6380억 원)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연초 계열사 펀드로의 기관 고액 투자자 물량이 많아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규제 한도를 넘은 이유에 대해 시장 환경, 투자자 수요, 상품 경쟁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통계는 온라인 클래스를 제외한 기준으로, 온라인 채널 비중이 큰 키움증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판매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특히 1분기에는 연초 자금 유입 및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일부 펀드 판매가 집중되기도 했다”며 “이 부분은 연중 자금 유입과 펀드별 판매 시점이 분산되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펀드 판매에 있어 투자자 이익 최우선 원칙과 상품 선정의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DS투자증권 측은 MMF(단기금융상품) 및 전문투자자 판매 비중이 높아 공시된 수치가 실제 판매 비율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MMF나 전문투자자 대상 판매 금액은 규제 비중 산정 시 전체 판매 금액(분모)에서 제외한다. 거액의 기관 자금이 움직이는 MMF 특성상 특정 시점에 계열사 MMF로 자금이 몰릴 경우, DS투자증권과 같은 중소형사의 경우 계열사 비중이 급등할 수 있다.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25% 룰’을 우회하기 위해 타사 운용사의 MMF 자금을 대거 유치해 전체 펀드 신규 판매액 규모를 비약적으로 늘리기도 한다. 분모가 커지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MMF를 제외하고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창구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가입하는 실질 주식형·채권형 공모펀드만 따로 보면, 대형 증권사들의 리테일 계열사 펀드 쏠림 현상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증권사들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연간 기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한도 준수를 위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며 “올해 역시 투자자 수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가운데 판매 비중을 균형 있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판매 비중 관리 2단계인 판매 채널 관리 강화를 진행 중”이라며 “이후에도 규제 한도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 강제 판매 제한 조치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