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1년 새 일제히 개선됐다. 다만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과 신용사면 등 정책 변수가 겹치며 업계는 안심보다 긴장의 끈을 더 조이는 분위기다. 제도적 보호 강화와 건전성 회복이라는 목표 사이에서 카드업계의 고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각사 공시를 종합한 결과, 금융지주계 카드사 4곳(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평균 1.5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81%)보다 0.28%p(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전성 지표 개선 노력 끝에 4개 카드사의 연체율이 일제히 개선됐다. 특히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이 직전 분기(1.61%)보다 0.40%포인트 개선된 1.21%를 기록하며 1년 새 개선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뒤이어 △하나카드 1.81%(전년 대비 0.34%포인트 개선) △신한카드 1.30%(0.31%포인트 개선) △우리카드 1.80%(0.07%포인트 개선) 등 모두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직전 분기보다는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4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평균 1.36%로 집계됐다. 올 1분기(1.53%)와 비교하면 0.17%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카드업계의 연체율은 △2025년 1분기 1.81% △2분기 1.67% △3분기 1.53% △4분기 1.36%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 들어 일시적으로 소폭 상승한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체율의 경우 2024년 말 이후 하락 추세”라며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상승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당분간 건전성 지표 개선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과 신용사면, 대출 규제 등 정부 정책 변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 골자다.
먼저 개인채무자보호법은 △특정 시간대나 수단을 통한 추심 연락을 하지 않도록 요청 가능 △추심 횟수 7일에 7회로 제한 △세 번 이상 양도된 채권 양도 제한 △5000만 원 미만일 경우 연체 이자는 연체 금액에만 적용 △3000만 원 미만일 경우 직접 채무조정 요청 가능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제도는 채무자의 재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추심을 제한하고 연체 이자 부담을 줄여 주는 제도이나, 카드사 특성상 5000만 원 미만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탓에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2020년 1월~2025년 8월까지 발생한 5000만 원 이하 연체 채무를 연말까지 전액 상환한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 회복 조치를 단행했다. 해당 조치로 개인 295만 명, 개인사업자 75만 명 등 총 370만 명의 신용이 회복됐다. 하지만 지난 2024년 신용사면을 받은 채무자 3명 중 1명이 다시 연체자로 돌아왔던 만큼, 건전성 지표를 지키기 위한 카드업계의 경계심 역시 높아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기존 ‘기타대출’로 분류되던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편입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까지 도입됐다. 이처럼 대출 총량 규제 영향 등으로 자산 규모가 감소하면서 연체율에도 상승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관계자는 “채무자보호법, 채무감면 정책으로 연체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우려와 함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유동성 공급이 제한돼 건전성 회복에 제약 요소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카드업계는 다중채무자 등 위험 차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 중”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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