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하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출처=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하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플랫폼 사업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과 로봇배송을 아우르는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393억원, 영업이익 1155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대리, 주차, 해외 라이드헤일링(승차 호출), 라스트마일 물류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은 국내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2026년 2월 집계에 따르면, 카카오T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357만93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 약 95%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실상 ‘표준’ 플랫폼의 지위를 굳혔음을 보여준다.
반면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업계 2위권인 우버택시(Uber Taxi)의 MAU는 약 62만4357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약 18배 이상 차이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탄탄한 이용자 베이스는 가맹 택시(카카오T 블루)와 고부가가치 서비스(벤티, 블랙)의 안착으로 이어지며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화려한 실적 이면에는 ‘성장 정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해 더 이상의 이용자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추가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사회적 압박과 규제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단순히 사람과 차량을 잇는 ‘중개 플랫폼’ 모델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회사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선 ‘기술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인 시점을 맞이했다.

올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피지컬 AI’ 부문을 신설하고,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 출신인 김진규 부사장을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이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가 택한 해법은 ‘피지컬 AI’에 있다. 자율주행, 로봇 배송, 도로 데이터, 관제 시스템처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기기와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내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을 단순한 ‘화면 속 추천’에 가두지 않고, 실제 차량과 로봇을 움직이는 운영 기술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축적한 방대한 이동 데이터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가 이 현장형 AI를 완성하는 핵심 재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피지컬 AI’ 부문을 신설하고,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 출신인 김진규 부사장을 부문장으로 선임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일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겸 피지컬 AI 부문장은 사내올핸즈 미팅에서 “카카오 T 플랫폼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기술적 가치를 더해 모빌리티 혁신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실제 도심 환경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E2E(End-to-End) 자율주행 모델과 통합 안전관리 플랫폼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기술 스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기술 투자와 AI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R&D 비용은 2023년 699억원에서 2025년 772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또한 이날 모집을 시작한 ‘AI 주니어랩 6기’는 피지컬 AI 중심의 커리큘럼을 도입, 청소년들이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며 장기적인 기술 생태계 조성에도 나섰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단순 체험형 행사를 넘어 학생들이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미래 피지컬 AI 전문가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의 승부수는 ‘단순 호출 앱’에서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기업’으로의 진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95%의 점유율로 확보한 안정적인 수익을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물리적 기술에 재투자해, 사람이든 물건이든 모든 '이동'이 자동화되는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기업 중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지만, 진짜 시험대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피지컬 AI 사업의 상용화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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