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과징금 감액에도 행정소송에 나섰다. 단순히 과징금 규모를 줄이기보다 ‘담합 기업’으로 규정되는 데 따른 향후 법적·경영 리스크를 더 민감하게 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민·형사상 책임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공정위 제재 절차와 과징금 산정의 적정성까지 다투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의 설탕 가격 담합 사건에서 공정위는 1차 산정된 과징금을 각 사별로 20%씩 일괄 감액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약 1729억원에서 1383억원으로, 삼양사는 1628억원에서 1302억원으로, 대한제당은 1592억원에서 1273억원으로 줄었다. 3사가 감액받은 과징금 규모는 총 990억원 수준이다.
공정위는 의결서를 통해 “제당 3사가 심사관의 조사 단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심리 종결 시까지 일관되게 행위 사실을 인정하면서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진술하는 등 조사에 적극 협력한 점을 고려해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당 3사는 이번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제재에 대한 행정소송이 사실상 기업들의 ‘통상적인 대응 절차’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징금 처분이 전원회의를 거쳐 확정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제재 과정과 판단 기준이 적법했는지를 다시 한 번 다퉈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정위가 자체 기준에 따라 위법성을 판단·의결하는 구조인 만큼 기업들은 행정소송을 통해 소명 기회를 넓히고 절차적 타당성을 다시 검증받으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행정소송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제재 자체를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판단 과정과 산정 기준 등을 법원에서 다시 확인받는 차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삼양사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회사는 공정위 판결을 존중하지만, 행정소송은 회사가 관련 법령으로 보장된 절차를 통해 쟁점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과정”이라며 “주주를 포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보니 이번 소송 역시 이러한 책임경영에 기반해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징금이 일부 감경됐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실적 충격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도 행정소송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과징금 예상액을 선반영하면서 지난해 ‘유동 그 밖의 기타충당부채’ 2401억원이 발생했다.
삼양사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유동 미지급비용과 유동 기타충당부채로 공정위 과징금 총 4520억원 반영했다. 대한제당 역시 공정위의 과징금 제재 금액인 1274억원을 기타충당부채로 기재했다.
대규모 충당부채 반영 여파로 3사 모두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CJ제일제당 4170억원, 삼양사 3024억원, 대한제당 603억원 등이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당사의 연간 당기순이익 등 경영 지표와 비교했을 때 매우 과도한 수준”이라며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어 사법부의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과징금 산정의 적정성을 재검토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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