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목표로 설립한 ‘카카오모빌리티상생재단’(이하 카카오상생재단)이 첫해 80억 원을 출연했지만, 실제 일선 택시기사 지원에는 불과 13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생재단 재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전담하고, 운영은 외부 기관에 위탁관리 하는 구도 속에서, 일선 택시 종사자들을 위한 상생지원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2년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불거지자 ‘상생적 혁신’을 내세우며 5년간 500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출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2월에 200억 원을 투입해 별도 재단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단법인 출연을 통해 택시기사 의료비 지원, 모빌리티 스타트업과의 동반성장, 정책연구 등을 수행할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맞춰, 2024년 상반기 재단을 설립하고, 같은해 하반기 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정식 재단 설립은 1년이 늦춰진 2025년 2월에 이뤄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재단 설립과 함께 총 80억 원을 현금 출연했다. 기부자는 카카오모빌리티 단독으로, 외부에서 출연한 재원은 전무했다. 이 중에서 5억 원은 기본재산으로 편입됐다.
또한 재단내 사업수행 비용은 약 22억 원으로, 출연금 대비 사업수행비용 비중은 28%에 달했다. 사업별 지출금액은 △택시기사 의료비 안심지원(14억 원) △정책연구(2억 원) △도로 위 히어로즈(4억 원) △기타 사업(2억 원) 등이다.
다만, 이중 수혜자 467명에게 직접 지급된 금액은 총 13억 2000만 원에 달했다. 택시기사 1인당 1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생활지원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다. 출연금 대비 직접 지급 비율을 계산해보면 약 16.5%로 낮아진다. 또한 사업수행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57억 6000만 원은 차기 이월됐다.
특히, 재단의 비용구조를 들여다 보면, 간접비가 적잖은 규모를 차지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재단이 상근 직원 없이 외부 용역과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요인이 커 보인다.
실제 택시기사에 지급된 13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수행비용 중 약 9억 2000만 원은 △용역비(약 1억 6700만 원) △위탁사업비(약 2억 400만 원) △캠페인활동비(약 1억 5400만 원) △행사비(약 1억 4800만 원) △연구사업비(약 1억 900만 원) △홍보비(약 6100만 원) 등으로 구성됐다. 일반관리비(약 5700만 원)에는 △이사회 회의비(약 2500만 원)와 카카오모빌리티에 지급한 △임차료(약 3400만 원)도 포함돼 있다.
이중 정책연구 사업으로 글로벌 컨설팅 법인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에 약 1억 900만 원의 용역비가 지급됐다. 재단 측은 해당 연구에 대해 “모빌리티 업계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 활동”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물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사업이 실제로 택시업계나 공익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재단은 재원뿐만 아니라 운영 구조도 카카오모빌리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재단 이사진은 하헌구 인하대학교 교수를 이사장으로 총 5명으로 구성됐고, 이사 중 한 명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다.
재단 측은 “재단의 의사결정은 독립적인 이사회가 담당하고, 운영관리 및 사업진행은 위탁하고 있다”며 “올해 중 상근 인력 채용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 측은 "향후에도 추가 출연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상생재단 설립 배경에는 플랫폼 업계와 택시업계 간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가맹택시 서비스(카카오T블루)를 출시한 이후 수수료 구조를 둘러싸고 택시업계와 큰 마찰을 빚어왔다. 가맹택시 기사들은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내고 15~17%를 업무 제휴비로 돌려받는 이중 계약구조가 세금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반발했다. 또한 카카오T 앱 호출이 아닌 배회영업이나 타 플랫폼 호출 운임에도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카카오는 ‘상생적 혁신안’을 발표하고 5년간 500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 조성을 약속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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