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8년 만에 ‘단독 대표’ 복귀…송호성 리더십 ‘시험대’

송호성 기아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본격 전환
회사 체질 개선 주도…‘책임경영’ 기조 강화 예상
전기차 리더십 확보, 중국 시장 부진 해결 등 과제

기아가 송호성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기아의 단독 대표 체제 복귀는 2018년 박한우 사장 이후 약 8년 만이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북미·유럽 경쟁 심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송호성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14일 기아의 대표이사 변경 공시 분석 결과, 기존 송호성·최준영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송호성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그룹의 정책개발담당 자리에 최준영 기아 사장을 앉힌 데 따른 조치다. 정책개발담당은 그룹의 노무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보직으로,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실장)급에서 사장(담당)급으로 격상됐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이후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는 등 노사 환경이 급변하자, 그룹 차원에서 노무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현대차그룹 정책개발실장을 맡아온 정상빈 부사장이 현대모비스 노사정책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같은 의도로 읽힌다. 노사정책담당은 상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된 보직으로, 이번에 신설됐다. 정책개발팀장과 정책기획팀장, 정책개발담당을 차례로 거친 정상빈 부사장은 그룹 핵심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 현안에 대한 선제적 관리에 집중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안정적인 노사 관계와 효율적 생산 운영을 위해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해 인사를 실시했다”며 “최준영 사장은 기아 국내생산담당 시절 입증한 현장 리더십과 이해관계 조율 능력을 바탕으로 발전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 양재 사옥 전경.<사진제공=기아>
기아 양재 사옥 전경.<사진제공=기아>

기아가 단독 대표 체제를 다시 가동하는 것은 8년여 만이다. 기아는 2018년 1월부터 약 6개월간 박한우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 이후 같은 해 7월부터 박한우·최준영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고, 2020년 3월부터는 송호성·최준영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했다. 송호성 사장은 해외 판매와 미래 전략을, 최준영 사장은 노무와 생산 관련 업무를 각각 맡아 역할을 분담해 왔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조직 개편은 그룹 차원의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 전환과 궤를 같이한다. 이 과정에서 송호성 사장의 책임경영 기조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호성 사장은 전기차 리더십 확보, 해외 시장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 회사의 중장기 전략인 플랜 S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 시장 부진 장기화 또한 임기 내 풀어야 할 숙제다.

송 사장은 2020년 6월 기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기아의 체질 개선을 주도해 왔다. 고수익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중심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실적 개선도 이뤄냈다. 기아는 2024년 연 매출 100조원을 처음 넘어섰고, 지난해에도 114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5%로 현대차의 5.5%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실적의 기반인 완성차 판매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아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5만5045대를 기록했다. 부동의 1위였던 현대차는 안전공업 화재라는 변수 탓에 전년 대비 19.9% 감소한 5만4051대를 판매해 994대 차이로 선두를 내줬다. 기아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를 넘어선 것은 1998년 8월 이후 약 28년 만이다.

기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다각도의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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