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전에 ‘네이버-두나무 합병’ 지체…“이해진 승부수 제동 걸리나”

디지털자산기본법 상반기 입법 무산…합병 심사·지분 정리도 지연
커머스 외 대안 절실한 네이버, 기약 없는 입법에 차세대 먹거리 ‘비상’
“네이버-두나무 합병 늦어질수록 글로벌 웹3.0·RWA 타격 불가피”

<그래픽=사유진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처리가 올 상반기 중에 불발되면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커머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장축을 갖추지 못한 만큼, 합병 지연이 차세대 성장 사업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디지털자산법, 상반기 국회 논의 무산…빨라야 9월 이후에나 재개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53개 법안을 다뤘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6·3 지방선거 전 열린 상반기 마지막 회의에서 상정 자체가 무산되면서 빨라야 9월 정기국회 이후에나 본격적인 검토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방선거 이후 정무위 재구성과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 교체까지 감안하면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핵심 쟁점도 좁혀지지 않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한국은행은 시중은행 지분 51% 이상 컨소시엄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위는 은행 50%+1주를 중심에 두되 기술기업의 최대주주 지위도 인정해야 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15~20%, 법인 예외 시 34%), 준비금 적립, 발행·유통 분리 등을 둘러싼 시각차도 첨예하다.

◆ 네이버-두나무 합병을 가로막는 걸림돌들

가장 직접적인 걸림돌은 대주주 지분 제한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5%와 김형년 부회장 10%를 합쳐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이 29.5%에 이른다. 정부안인 15~20% 상한이 그대로 입법될 경우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우호 법인으로 묶일 경우 두나무 100% 자회사 편입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진행형인 기업결합 심사도 길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한 뒤 추가 자료를 요구하면서 보정 기간이 늘어졌다. 간편결제 1위(네이버페이)와 가상자산 거래소 1위(업비트)의 결합인 만큼, 독과점 심사 강도가 높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두나무 주요사항보고서에 부과한 정정명령도 변수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1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 네이버, 커머스 외 성장사업 공백…‘가상자산’이 유일한 신성장 동력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 12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사업 부문별로 보면 사실상 커머스 단일축으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커머스 매출은 연간 26.2% 성장한 반면, 서치플랫폼(광고) 5.6%, 콘텐츠 5.7%, 엔터프라이즈 4.3% 등으로 타 사업 부문은 모두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다. 그나마 두 자릿 수 성장률을 보인 핀테크(12.1%)도 두나무 결합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네이버의 차세대 성장축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실물연계자산(RWA), 글로벌 가상자산 사업으로 좁혀진다. 모두 두나무 합병이 전제 조건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두 회사의 합병을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정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 진출은 타이밍이 생명인데, 국회 공전으로 최소 1~2년의 골든타임을 허비할 위기에 처했다”며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칫 글로벌 웹3.0 및 RWA 주도권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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