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사업비 지출 두 자릿수 증가…GA 경쟁에 수익성 ‘빨간불’

22개 생보사, 사업비 지출만 25.8조 풀어…GA 채널 의존 심화
한화생명 사업비 증가폭·ABL생명 사업비율 증가폭 각각 ‘최대’
외형 성장에 사업비율 평균은 0.1%p 하락…질적 성장은 의문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이 지난 1년 동안 25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신규 계약 체결과 기존 계약 유지·관리 등 보험영업 전반에 사용하는 비용으로, 모집수수료·광고비·임직원 급여·점포 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사업비율은 이 비용을 보험료 수입 등으로 나눈 지표로,  사업비율 상승은 보험을 팔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보사들의 대규모 사업비 지출 배경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의존도 확대와 건강·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 심화가 자리하고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GA 채널을 통한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영향력이 커진 GA 채널에 자사 상품 판매를 맡기며 판매수수료와 시책(판매 촉진 수당)을 경쟁적으로 지급한 점이 사업비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19일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의 2025년 12월 기준 총 사업비는 25조80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2월 22조9335억원보다 2조8702억원(12.5%) 증가한 규모다.

사업비 증가액 기준으로는 ‘생보 빅3’ 가운데 한화생명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화생명의 사업비는 2024년 12월 4조2175억원에서 2025년 12월 4조8971억원으로 6796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사업비율도 23.1%에서 24.8%로 1.7%포인트 상승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계약 증가에 따라 영업 지원과 보험손익 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업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에 이어 △신한라이프 4646억원(2조339억원→2조4986억원) △삼성생명 3381억원(5조572억원→5조3953억원) △교보생명 2621억원(2조6521억원→2조9143억원) △흥국생명 1839억원(5151억원→6991억원) △NH농협생명 1303억원(9798억원→1조1102억원) △미래에셋생명 1238억원(6578억원→7816억원) 등의 순으로 사업비 증가 폭이 컸다.

같은 기간 이들 22개 생보사의 평균 사업비율은 20.9%에서 20.8%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사업비 증가 폭보다 보험료 수입 증가 폭이 더 컸다는 의미로,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업비율 상승 폭 기준으로는 ABL생명과 NH농협생명이 두드러졌다. ABL생명의 사업비율은 2024년 12월 18.5%에서 2025년 12월 22.1%로 3.6%포인트 상승해 업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사업비 역시 같은 기간 4949억원에서 5835억원으로 886억원 늘었다.

NH농협생명도 같은 기간 사업비율이 15.5%에서 18.7%로 3.2%포인트 상승하며 ABL생명의 뒤를 이었다. 사업비 증가액은 1303억원이었다.

사업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보험사가 보험 판매 확대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뜻으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이 같은 공격적인 사업비 지출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 국내 22개 생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9680억원으로, 2024년보다 6647억원(11.8%) 감소했다. 손실계약 증가와 예실차 손실 등으로 보험손익이 3527억원 악화했고, 보험금융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투자손익도 1255억원 줄어든 결과다.

순이익 감소 추세 속에서 판매수수료와 시책 등에 쓰이는 사업비가 급증하면,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차익이 축소돼 실질적인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는 보험금과 달리 생보사들이 직접 통제 가능한 영역임에도, 판매수수료 및 시책 과열 경쟁으로 인해 모집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결국 생보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넘어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보험사의 리스크 중심 건전성 감독 체계를 고도화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손해율과 사업비와 같은 핵심 계리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관련 보고서 제도도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