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업계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효과에 힘입어 연체율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채무자 보호 정책 확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종합한 결과,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1.6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83%) 대비 0.16%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연체율 개선 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03%로, 전년 동기(2.44%)보다 0.41%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25년부터 중점 추진 중인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해 시행한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에 따라 연체율이 개선됐다”면서 “당사는 금융지주 및 당국의 엄격한 리스크 통제 하에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연체율 개선 폭이 두드러졌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2.02%) 대비 0.35%포인트 낮아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는 중장기 안정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 1분기 확인된 견고한 펀더멘탈과 플랫폼 성장세를 발판 삼아 남은 한 해 동안 AI 중심 경영체계 전환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및 자본효율성 관점의 성장, 우량자산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 글로벌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한카드 1.59%(전년 대비 0.21%포인트 개선) △우리카드 2.43%(0.19%포인트 개선) △삼성카드 1.00%(0.12%포인트 개선) 등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연체율이 0.85%를 기록하며 전체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1% 미만의 건전성 지표를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0.90%)보다도 0.05%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상품 운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이 건전성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유일하게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13%로, 전년 동기(1.94%)보다 0.19%포인트 악화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리스크 관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연체율도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연체 전이율은 0.318%로 집계됐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0.311%)에 근접한 수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관련 채권이 연체됨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는 소폭 상승했으나, 직전 분기보다는 개선됐다”면서 “리스크 관리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자산 건전성 안정적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향후 영업 채널 다각화와 신상품 출시 등을 통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와 조달구조 다변화, 비용 효율화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과 체질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카드업계 전반의 건전성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당분간 리스크 관리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과 신용사면, 대출 규제 강화 등 정부 정책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특정 시간대·수단에 대한 추심 연락 거부 요청권 △7일간 최대 7회로 제한된 추심 횟수 △3회 이상 양도된 채권의 추가 양도 제한 △5000만원 미만 채무의 연체이자 부담 완화 △3000만원 미만 채무자의 직접 채무조정 요청권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해당 제도는 과도한 채권 추심을 방지하고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소액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업권 특성상 연체율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020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발생한 5000만원 이하 연체 채무를 연말까지 전액 상환한 개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 회복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개인 295만명, 개인사업자 75만명 등 총 370만명의 신용이 회복됐다. 다만 과거 신용사면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연체 상태에 빠졌던 전례가 있는 만큼 카드업계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기존 ‘기타대출’로 분류되던 카드론을 ‘신용대출’ 항목에 포함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범위에 편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 제도까지 시행되면서 대출 규제 강도도 한층 강화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출 총량 관리 강화가 카드사의 자산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연체율 관리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채무자보호법 시행과 채무감면 정책 확대로 차주의 도덕적 해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가계부채 관리 기조 강화로 자금 공급 여력까지 줄어들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만큼 다중채무자 등 고위험 차주에 대한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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