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을 향한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수익에 비상등이 켜졌다. 상장 예비심사와 증권신고서 심사 문턱이 높아지며 공모주 시장이 위축된 데다, 공모채 시장마저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둔화되면서 자본시장 전반에 냉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증권사 28곳의 올해 1분기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총 2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587억원) 대비 13.1%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의 인수 및 주선수수료 감소는 IPO 시장 위축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한 데다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도 잦아지면서 상장 철회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4곳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9곳에 그쳤다.
IPO 시장 냉각은 증권사 실적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PO 주관사의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상장이 최종 완료돼야 지급되는 구조인 만큼, 상장 일정이 연기되거나 철회될 경우 그동안 투입한 인력과 비용은 사실상 매몰비용으로 남게 된다.
IPO 문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공모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부채자본시장(DCM) 영업 환경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회사채 3년물(AA-) 금리는 △1월 3.55% △2월 3.72% △3월 3.97%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도 크게 위축됐다.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36조5523억원으로 전년 동기(45조4184억원) 대비 19.5% 감소했다. 특히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액은 1조3372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1분기(16조2064억원) 대비 91.7% 급감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까지 겹치며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점도 인수·주선수수료 감소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수수료 수익 감소 속에서도 증권사 간 양극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수 및 주선수수료가 증가한 11개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증권(82.42%) △삼성증권(28.16%) △한국투자증권(15.24%) △NH투자증권(13.66%) △신한투자증권(8.57%) △키움증권(8.52%) 등 6곳은 대형 증권사였다.
반면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한화투자증권(-76.6%) △현대차증권(-76.62%) △IBK투자증권(-66.04%) △DB증권(-66.04%) △다올투자증권(-46.88%) 등이었다.
업계에서는 스팩(SPAC) 합병이나 코스닥 중소형 기업 중심으로 IPO 실적을 쌓아온 중소형 증권사들이 강화된 상장 심사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대신증권(-41.91%) △미래에셋증권(-41.21%) △KB증권(-35.44%) △하나증권(-6.16%) 등 주요 대형사들도 인수 및 주선수수료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