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카드론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총량 관리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사들의 이자수익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 수익성마저 악화된 상황에서 카드업계는 비용 절감 외에는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를 종합한 결과,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해 연간 카드론 수익은 5조30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6.09%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론 수익은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증가폭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4년 말 카드론 수익은 5조9억원으로, 전년(4조5327억원) 대비 10.33% 증가한 바 있다. 여전히 카드론 이자수익을 통해 부족한 수익성을 보완하고 있으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기존 ‘기타대출’로 분류되던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연소득의 100% 이내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겠다는 조치로, 사실상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론 취급 여지가 줄어드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까지 적용됐다. 대출 심사 시 1.5%의 가산금리가 더해지면서 대출 한도가 더욱 줄어드는 구조다. 다만 당국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뒀다.
실제로 지난해 말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7조7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14% 증가하는 데 그친 수준이다. 반면 2024년 말 카드론 잔액은 37조7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1% 급증한 바 있다. 대출 규제에 따라 카드론 영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잔액은 물론 관련 수익 증가세도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카드사들의 카드론 확대에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를 포함한 9개 카드사의 지난 3월 말 기준 대환대출을 포함한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카드론 잔액(42조3292억원) 대비 약 1.57%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연간 증가율 목표치를 1개 분기 만에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앞서 지난 4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를 1.5%로 설정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말 카드론 잔액은 연말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전월 대비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주춤했던 카드론 수요가 다시 증가했고, 지난 3월에는 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드론 급증에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들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1~1.5% 수준으로 관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실상 카드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이자수익 창구가 막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수료 수익은 이미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카드론까지 조여오면서 수익원 다변화가 시급하지만, 이마저도 각종 금융규제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줄어들고, 카드론은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자수익마저 길이 막히면 카드사로서는 수익 방어 수단이 사실상 사라지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은 비용 절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스트레스 DSR 적용 등 카드론 규제와 더불어 카드사들 자체도 연체 문제가 심각한 만큼 카드론 공급 수위를 조절하고 있으나, 현재 카드론 외에 수익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수익 창출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드론을 저신용자 대상으로 허용될 수 있도록 공급 규제를 완화하거나, 카드론 외 중금리대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또 현재 정부의 경우 카드사의 자동차 담보 대출에서 중복 대출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는데, 향후 취약차주들이 자동차 담보를 통해 대출을 받는 상품 등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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