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에어 B737-800.<사진제공=진에어>
대한항공의 자회사이자 통합 LCC의 주체가 될 진에어가 재무 건전성 위기에 빠졌다. 당장 내년 1분기 안에 대한항공 손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 합병해 ‘통합 진에어(가칭)’를 출범시키려면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치솟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진에어는 통합 전부터 복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21일 대한항공 기업가치 제고 계획 분석 결과, 대한항공은 올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내년 초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 자회사·손자회사의 합병을 각각 완료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 신주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1년 1월 국내외 기업결합신고서 제출, 3월 PMI(인수 후 통합) 계획서 제출, 6월 PMI 계획 확정 및 경영평가 특별약정 체결 등 합병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의결 이후에는 해외 경쟁당국 심사와 운수권·슬롯 조정 등이 이어졌다.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지난해 8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까지 종결하며 두 대형 항공사 간 합병에 속도가 붙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진에어다. 이들 3사는 통합 법인 출범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해 PMI 과제를 이행하고 있는데, 이 중 핵심인 진에의 재무 체력이 약해진 상태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부채를 흡수하는 구조라 양사의 재무적 부담 해소는 곧 통합 법인의 빠른 시장 안착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실제 인수 주체인 진에어는 지난해 192억원의 영업손실과 9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1조3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줄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2023년(566%)과 2024년(430.6%)보다 낮은 423.2%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피인수 기업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무 체력은 더 취약하다. 에어부산의 지난해 매출은 8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감소했고, 영업손익(-45억원)과 순손익(-221억원)은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801%였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영업손익(-75억원)이 적자 전환했고,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에어부산보다 높은 854.4%에 육박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발생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변수는 진에어를 짓누르는 악재가 됐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대표적이다. 진에어는 유가가 10% 변동하면 393억원의 당기순이익 변동이 발생한다.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는 약 296억원의 당기손익 변동을 감수해야 한다. 제주항공 등 다른 LCC와 달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통합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강도 높은 재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진에어 측은 유가 변동 리스크와 관련해 “항공운송을 위해 지속적으로 항공유를 구매하고 있으므로 항공유 가격의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항공유의 가격 변동성은 영업성 및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비상경영 체제 하에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는 지난 3월 말 사내 공지를 통해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당시 박 대표는 “수익성 극대화와 불요불급한 지출 최소화가 필요하다”며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와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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