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천하에 이커머스 한숨 깊어진다…SSG닷컴·롯데온·11번가 또 ‘줄줄이 적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악재에도 시장 판도 변화 미미
컬리만 흑자…네이버 협업 업고 IPO 재도전 청신호
각 사 체질 개선에도 2분기 반등 여부는 불투명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흐름을 끊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시장 판도 변화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미 쿠팡의 독주 체제가 고착화된 만큼 후발 업체들이 단기간 내 수익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SSG닷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19억원으로 적자 폭이 38억원 확대됐다.

이마트 연결 실적에서 편출돼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G마켓도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 효과가 일부 반영되며 총거래액(GMV)이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계열사 롯데온도 부진을 이어갔다. 롯데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272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11번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8.3% 감소한 931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손실 78억원을 냈다.

반면 컬리는 주요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컬리는 1분기 매출 7457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4%, 영업이익은 12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GMV도 29% 늘어난 1조891억원을 기록했다.

컬리는 최근 네이버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기업 가치를 2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컬리가 3년 만에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저마다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은 신규 멤버십 ‘쓱7클럽’을 앞세워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콘텐츠를 결합한 구독형 서비스로, 월 3900원에 장보기 적립과 콘텐츠 혜택을 동시에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기 브랜드와 신규 입점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하는 정기 프로모션 ‘브랜드 쇼케이스’도 신설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대표 라이프스타일 프로모션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조직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GFC)에서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사무공간 이동을 넘어 조직 분위기 쇄신과 재도약 기반 마련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G마켓은 계획된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온은 뷰티·패션 등 경쟁력이 검증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롯데 계열사 콘텐츠를 연계한 ‘엘타운’과 ‘롯데자이언츠샵’ 등을 통해 그룹 시너지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11번가는 무료 멤버십 ‘11번가플러스’를 강화하고, SK플래닛의 ‘OK캐시백’과 연계한 고객 확보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업체들 대부분이 2분기에도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데다 아직까지 물류·멤버십 경쟁력 격차가 큰 탓이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 앱의 지난 4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3345만명에 달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쇼핑 시장은 소비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라며 “결국 더 편리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배송·가격·멤버십 등 전반적인 경쟁력을 이미 구축한 반면, 롯데온 등 후발 업체들은 아직 이를 대체할 만한 차별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의 지배력이 공고한 것처럼 국내 역시 쿠팡 중심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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