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혁 HMM 대표가 취임 2년 차를 맞았지만, 국내 증시가 역대급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HMM의 기업가치는 오히려 역주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기업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이 지난 1년간 170% 넘게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반해, HMM 시가총액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시총 순위도 지난해 18위에서 50위로 32계단이나 밀렸다.
◆HMM 시총 17.3% 감소…18위→50위 곤두박질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총 변화를 조사한 결과, HMM의 시가총액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전 일인 2025년 6월 2일 22조8584억원에서 현재 시점인 2026년 5월 11일 18조9119억원으로 감소했다. 약 11개월 사이에 3조9465억원 줄어든 것으로, 1년간 17.3%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이 2597조4904억원에서 7088조3044억원으로 172.9% 급증한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 국내 증시 전반의 몸집이 세 배 가까이 커지는 동안 HMM의 시총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HMM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2025년 6월 2일 HMM의 시총 비중은 0.88%였지만, 2026년 5월 11일에는 0.27%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총 순위 역시 지난해 18위에서 50위로 32계단 이나 추락했다.
최 대표 취임 전후로 봐도 시가총액은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최원혁 대표 취임 직전인 2025년 3월 25일 HMM 시가총액은 18조1054억원이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2026년 5월 11일 시가총액은 18조9119억원으로, 취임 직전 대비 약 8065억원,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선사 중 최악은 아니지만…주가 상승률 중위권
같은 기간 글로벌 주요 선사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해도, HMM의 주가 상승률은 중위권에 머물렀다.
알파라이너의 컨테이너선 선복량 기준 글로벌 10위권 선사는 MSC(732만1232TEU), 머스크(467만7494TEU), CMA CGM(431만7130TEU), COSCO(359만9567TEU), 하팍로이드(239만9165TEU), ONE(214만0494TEU), 에버그린(198만9787TEU), HMM(102만9773TEU), YANG MING(74만200TEU), ZIM(69만8354TEU) 등이다.
이중 MSC와 CMA CGM은 비상장이며, ONE과 COSCO는 모회사가 상장된 형태다. 머스크는 코펜하겐 증시(Nasdaq Copenhagen), 하팍로이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에버그린과 YANG MING은 대만 증시(TWSE), ZIM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다.
해당 기간동안, 이들 글로벌 선사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ZIM이었다. ZIM 주가는 2025년 6월 2일 16.93달러에서 2026년 5월 11일 26.47달러로 급등했다. 주당 9.54달러 상승한 것으로, 상승률은 56.3%에 달했다. 또한 머스크 주가도 1만2045덴마크크로네에서 1만4095덴마크크로네로 상승했다. 주당 2050덴마크크로네 상승했고, 상승률은 17.0%에 달했다.
반면, HMM 주가는 2025년 6월 2일 2만2300원에서 2026년 5월 11일 2만50원으로 떨어졌다. 주당 2250원 하락했으며, 하락률은 10.1%다.
HMM의 하락률은 비교 대상 6개 선사 중 세 번째로 양호했다. 에버그린은 247대만달러에서 214대만달러로 하락해 13.4% 떨어졌고, 하팍로이드는 148.60유로에서 116.80유로로 낮아져 21.4% 하락했다. 양밍은 79.10대만달러에서 50.80대만달러로 급락해 하락률이 35.8%에 달했다.
다만, HMM은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장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상대적 부진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자사주 소각에도 평가 못받아…공급 부담·지배구조 불확실성 겹쳐
상승장에도 HMM의 시가총액이 역주행 한 것은 자사주 소각에 따른 발행주식 수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해 10월 8180만1526주, 총 2조1432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수는 2025년 6월 2일 10억2504만주에서 2026년 5월 11일 9억4324만주로 감소했다.
다만 시총 하락을 자사주 소각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자사주 소각은 통상 주당 가치 제고 요인으로 평가되며,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상법 개정 이후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CEO스코어가 2025년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사 33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6년 1~3월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기업은 60곳, 소각 규모는 42조5207억원에 달했다.
다만, 글로벌 해운 업황 측면에서 보면, 컨테이너선 시장의 중장기 공급 부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호황을 누린 글로벌 선사들이 대규모 선박 발주에 나서면서 향후 1~2년간 신규 선박 투입이 예고되고 있지만, 관세, 전쟁, 글로벌 교역둔화 등으로 해운 수요가 오히려 위축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대형 콘테이너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특성과 함께 공공기관 중심의 주주구성도 시총 하락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HMM 구조상 컨테이너 시황이 좋을 때는 영업이익이 많이 나는 회사가 되고 컨테이너 시황이 침체 일 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면서 “해진공의 위탁 관리하에 있는 한 아무리 이사회의 최고 경영진이 있다 해도 함부로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구 회장은 “HMM의 외국인 소진율이 7% 수준까지 낮아진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HMM에서 큰 기대 요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주가 반등을 이끌 뚜렷한 재료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목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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