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 기대감 커지니, 유가 ‘뚝뚝’…K-정유, 원유수급 안정성↑ 수익성 압박은 ‘지속’

미·이란 종전 협상 진전…60일 휴전 MOU 체결 추진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급물살…국제유가 7% 급락
국내 업계, 유가 하락시 수익성 둔화 불가피…재고 효과 축소
석유 최고가격제 보전 규모에 촉각…이달 말 손실 산정 기준 고시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전되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원유 수급 안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7월 예정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보전 규모 역시 실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2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휴전 기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30일 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초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전날 카타르 도하를 방문, 중재국인 카타르 측과 종전 합의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모두를 위한 ‘위대한 합의’가 되거나, 혹은 합의가 불발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적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 2주간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하며 교전을 중단한 뒤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여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던 양국 간 협상이 최근 급물살을 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25일(현지시간) 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7.15% 하락한 배럴당 96.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일 이후 일일 최대 하락 폭이다.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6.51% 내린 90.31달러에 마감했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협상 진전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난을 겪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동산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우회 운송비·보험료 등 운영 비용 부담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중동산 수입량은 전달 대4비 37.3% 감소한 449만톤으로 집계됐다.

정유업계는 협상 진전 소식을 반기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유 수급이 안정되며 유가가 하락할 경우, 원재료 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간 시차로 발생하는 ‘레깅효과’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 정유 4사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에 힘입어 합산 영업이익 5조9634억원의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로 발생한 우회 운송 비용과 물류비·보험료 상승분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수 있다”며 “중동 정세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종전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향후 유가가 급락할 경우 재고평가이익 축소로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도 수익성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부터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2차 조정에서 유종별 리터당 210원을 인상한 뒤 지난 21일 발표된 6차 가격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사 손실을 원가 기반으로 산정해 보전할 계획이다. 현재 손실 보전을 위한 정산 준비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달 말까지 손실 산정 기준을 마련해 고시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11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최고가격제 실시로 매수가, 판매가를 국제 석유 가격에 연동시키지 못해 상당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손실 계산 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현 시점에서 손실 금액과 보상 시기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