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 눈앞 한화투자증권, 수익성 하락 돌파구 ‘가상자산’서 찾을까

리테일 약세에 실적 반등 제한…순이익 전년동기 대비 48.5% 감소
두나무 지분 인수 후 3대주주로…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로의 전환
당국도 금가분리 완화 가능성 시사…2단계 가상자산법 통과 기대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증시 호황 속 대부분 증권사가 호실적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성적표다.

자기자본 2조원대 규모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후보로 거론되는 한화투자증권이 가상자산 사업 강화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한 296억원, 순이익은 48.5% 줄어든 19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은 기업금융(IB) 부문과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 악화다. IB 부문 순영업수익은 47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188억원) 대비 75.0% 감소했다.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과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형 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레이딩 부문 수익 역시 같은 기간 225억원에서 80억원으로 64.4% 감소했다.

반면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자산관리(WM) 부문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WM 부문 수익은 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9%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증시 호황에 힘입어 리테일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룬 반면, 상대적으로 리테일 점유율이 낮은 한화투자증권은 IB 부문 부진을 상쇄할 만큼의 실적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435억원으로, 교보증권(2조1621억원)에 이어 업계 12위권 수준이다. 양사 모두 종투사 지정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며 차기 종투사 후보군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다만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들이 꾸준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제고가 과제로 꼽힌다.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돌파구로 가상자산 사업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장병호 대표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디지털 자산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장 대표는 지난해 말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 전환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당시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로의 전환과 실물자산 토큰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 금융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지분율 3.90%)를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9.84%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투자증권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 김형년 부회장(13.1%)에 이어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미래전략실 전무는 “추가 투자는 디지털 금융 전환에 대한 회사의 전략 방향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며 “두나무와 같은 기술 기업과 함께 차세대 금융 질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며 영향력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두나무 성장에 따른 지분 가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법상 증권사는 금융투자회사로서 가상자산 사업에 직접 진출할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코인원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금가분리(금융업과 가상자산업 분리)’ 원칙에 가로막혀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투자증권 역시 두나무 지분 확대를 통해 우회적으로 가상자산 사업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가상자산법)에 금가분리 원칙 완화 내용이 포함된 점도 업계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제도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2017년 말에는 가상자산 투기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조치 차원에서 금융회사의 시장 참여를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제도 정비 과정과 연계해 금가분리 완화 여부와 범위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