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한투운용 ROE 30%대 달성…자본효율성, 덩치 큰 삼성‧미래에셋 제쳐

삼성 ‘패시브 편중’‧미래에셋 ‘해외 대체투자’…ROE 상승 제한적
한투‧KB운용, 가벼운 자본 구조…“연금‧테마형 ETF로 수익 창출”

국내 자산운용업계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자산(AUM) 규모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자본 효율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의 ROE는 각각 36.5%, 36.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은 22.5%,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8.2%를 기록했다. 운용자산 규모 최상위권인 대형사보다 중위권 운용사들의 자본 효율성이 더 높게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수익성 지표 역전 현상은 자본 규모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분모인 자기자본이 클수록 수치가 낮아지는 구조다. 자산운용업은 증권·은행·보험업과 달리 자기자본보다 고객 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업계 선두를 유지하며 이익잉여금을 축적해왔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5조4233억원에 달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수준의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 운용사일수록 분모인 자기자본 규모가 큰 만큼 순이익이 증가해도 ROE 절대치를 높이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은 금융지주 체제 아래에서 운용업 본업에 필요한 수준의 자본만 유지하는 비교적 가벼운 자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펀드 자금 유입 확대에 따른 순이익 증가가 맞물리면서 두 회사의 ROE는 30% 중반대까지 상승했다.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막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해외 운용사를 직접 인수하거나 고유재산을 활용해 글로벌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기적으로 외형 성장과 절대 이익 규모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대규모 자본이 장기간 묶이는 만큼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지만, 초저보수 기반의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고 있어 고수익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펀드 운용보수와 투자일임 자산 확대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수익 상당 부분이 보수가 낮은 국내 패시브 상품에 집중돼 있어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다.

반면 KB자산운용은 타깃데이트펀드(TDF)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을 중심으로 연금 기반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며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했다. 특히 퇴직연금 자금은 시장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장기 자금이라는 점에서 안정적 수익 기반으로 평가된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와 퇴직연금 시장 성장 역시 ROE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마진율이 높은 테마형 ETF 라인업 흥행 효과를 봤다. 펀드 성과가 기준을 초과할 경우 받는 성과보수 역시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수익원으로 작용하며 단기간 ROE를 끌어올렸다.

다만 업계 전반의 과도한 ETF 보수 인하 경쟁은 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과 ROE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자산운용업은 타 금융업권과 달리 부채 활용도가 낮아 재무 레버리지 비율은 높지 않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이익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큰 산업이다. 결국 운용자산 규모가 크더라도 ROE는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수료 마진을 극대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같은 기간 신한자산운용의 ROE는 27.8%, 한화자산운용은 2.7%를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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