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기 맞은 K-게임] ② 엔씨 ‘캐주얼’·넥슨 ‘선택과 집중’…“게임사 마다 달라진 생존 전략”

엔씨 “모바일 캐주얼 확대”…MMORPG 의존 탈피 시동
넥슨, ‘다작’ 접고 AI·핵심 IP 중심 수익성 강화 나선다
넷마블 자체 IP 확대·NHN 웹보드 안정성…각기 다른 해법

국내 게임사들이 고수해온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면서, 개별 업체별로 각기 다른 방식의 생존전략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주력인 MMORPG와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BM(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하는 흐름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회사별 강점과 사업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생존 전략을 구축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은 신규 장르와 플랫폼 확대를 통해 새로운 매출원을 찾고 있고, 또 다른 기업은 핵심 지식재산(IP)에 역량을 집중하며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와 장기 서비스 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게임업계의 전략 지형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 엔씨, ‘탈 리니지’ 전략 시동…MMORPG 넘어 ‘지속 성장 모델’ 구축

엔씨는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선 게임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주력인 ‘리니지’ 시리즈를  앞세워, MMORPG 기반 수익 구조를 구축해 왔지만, 특정 장르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꾸준히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최근 엔씨는 ▲레거시 IP의 안정적 수익 구조 ▲글로벌 신규 IP 확보 ▲모바일 캐주얼 사업 확대 등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레거시 IP 가치 극대화, 글로벌 신규 IP 확보, 모바일 캐주얼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예측 가능한 지속 성장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 캐주얼 시장 확대는 엔씨 전략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단순 신사업이 아닌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해 향후 전체 매출의 3분의 1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기존 MMORPG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이용자층과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다작 대신 ‘슈퍼 IP’…효율화 나선 넥슨

넥슨은 비교적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음에도 최근에는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의 전략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핵심 프랜차이즈를 장기 IP 사업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비용 구조와 개발 효율을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략 축을 옮기는 모습이다.

우선, 그동안 유지해 온 ‘다작(多作)’ 기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높은 핵심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대표적이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일본법인 회장은 최근 열린 캐피털 마켓 브리핑(CMB)에서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면서 전면적인 사업 재조정을 공식화한 바 있다.

넥슨은 모든 프로젝트를 사업성 기준으로 재검토해 투자 확대와 구조 개편, 개발 중단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익성을 충족하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조직과 자원을 재편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서비스 운영을 텐센트에 이관한 사례는 개발과 현지 운영 역할을 보다 명확히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넥슨은 네오플이 한국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중국 현지 서비스는 텐센트가 전담하는 구조로 협업 체계를 개편했다.

이밖에 AI 기반 효율화 역시 주요 변화 축으로 꼽힌다. 넥슨은 최근 전사적 AI 이니셔티브 ‘모노레이크(Mono Lake)’를 공개하고 개발 및 라이브 운영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 넷마블, 외부 IP 줄이고 자체 IP 키운다

넷마블은 자체 IP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외부 IP 활용 비중이 높았던 넷마블은 지급수수료 부담이 수익성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 자체 IP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연이어 선보이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왕좌의 게임’, ‘일곱 개의 대죄’, ‘나 혼자만 레벨업’ 등 외부 IP 기반 프로젝트도 병행하며 라인업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체 IP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외부 IP를 통한 흥행 가능성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장기 프랜차이즈에도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넷마블은 대표 MMORPG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의 게임 엔진을 언리얼 엔진5(UE5)로 전면 교체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실시간 라이팅과 원거리 랜드마크 연출 등을 적용해 비주얼 완성도를 높이고 세계관 몰입감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단순 신작 출시를 넘어 기존 IP를 장기 서비스형 콘텐츠로 고도화하며 수명을 연장하는 전략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NHN, 웹보드 캐시카우 기반…안정적 수익 구조 유지

NHN은 웹보드 게임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대형 게임사들과 차별화된다.

특히 올해 초 웹보드 게임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존 사업의 안정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정부는 웹보드 게임 이용자의 월 구매 한도를 기존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NHN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 2월부터 적용된 웹보드게임 규제 환경 변화로 모든 타이틀의 이용자 1인당 평균 매출이 상승하면서 웹보드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웹보드 게임류가 NHN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기존 사업 구조 덕분에 신작 흥행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이는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 “같은 위기, 다른 해법”…게임업계 생존 전략 다변화

결국 최근 게임업계의 가장 큰 변화로 ‘전략의 다양화’가 꼽히고 있다. 과거에는 MMORPG와 확률형 아이템 중심 BM이 업계 전반의 공통 공식처럼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회사별 사업 구조와 강점에 따라 전혀 다른 해법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신규 장르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고, 또 다른 기업은 핵심 IP 프랜차이즈화와 운영 효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장기 라이브 서비스 운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게임사들의 생존 전략 역시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슷한 장르와 뽑기형 BM 중심의 경쟁이 이어졌다면, 이제는 각 회사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경쟁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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