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사유진 기자>
카카오가 총수 사법 리스크, 카카오톡 개편 실패, 창사 첫 총파업 위기라는 세 가지 악재에 동시에 직면하게 됐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모든 부담이 정신아 대표 한 사람에 집중되면서,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 매출 10%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내건 정 대표로서는 ‘AI 전환’을 본격화하기도 전에 내부 리스크 수습이라는 시험대에 먼저 오른 셈이다. 총수 공백을 최소화 하면서, 노사 신뢰 회복과 서비스 전략 재정비 까지 동시에 해내야 하는 삼중고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정 대표의 어깨를 가장 무겁게 만드는 건 카카오 그룹 총수인 김범수의 공백이다. 김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조종 의혹으로 기소돼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은 이달 8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일정을 확정, 다음달 24일 첫 공판을 연다. 이후 올해 10월까지 매월 기일이 잡혀 있어 재판은 하반기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정 대표는 김 창업자가 지난해 3월 건강 문제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에서 물러난 뒤, 단독 의장으로 그룹 전체를 이끌어 왔다. 지난 3월 주총에서 2028년까지 연임이 확정됐지만, 총수의 사법 리스크가 길어질수록 모든 책임이 정 대표에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가 그룹 차원에서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포토폴리오 개편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정 대표에 대한 평가도 사업 재편의 성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출처=카카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톡 개편 실패에 따른 후폭풍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토스뱅크 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2월 영입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빅뱅 프로젝트’를 앞세워 15년 만에 대대적인 카톡 개편을 주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첫 화면 친구탭을 인스타그램식 격자형 피드로 바꾸고 숏폼을 전면화 하면서 “메신저 본질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카카오는 결국 그 해 12월 친구목록 중심 구조를 재개편하며 사실상 롤백했다.
결국 홍 CPO는 임기를 9개월여 남긴 채 사의를 표명하고 6월 초 회사를 떠났다. 형식은 자진 사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경질로 보고 있다. 앞서 정규돈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김병학 성과리더 등 핵심 임원이 연쇄 이탈한 데 이어 핵심 리더까지 빠지면서, AI 에이전트 플랫폼 전환을 내건 정 대표의 전략에 공백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노사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결국 내달 총 파업 위기를 맞고 있는 것도 큰 과제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서 8시간 마라톤 협상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라는 요구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500만원어치를 성과급에 산입할지를 두고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은 모두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해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다음달 10일 판교역 일대에서 조합원 약 1200명이 참여하는 집회와 행진을 예고했다. 실제 파업으로 번지면 창사 약 20년 만의 첫 본사 총파업이 된다. 일각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 서비스도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사실상 노조 측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노사 갈등이 ‘강대강’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정신아 대표의 경영 리더십도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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