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삼성·한화투자증권, 코인거래소 연쇄 ‘지분 투자’ 이유는

미래에셋 코빗 인수 이어 한국투자도 코인원 지분 인수
삼성·한화투자, 두나무 지분 획득으로 주요주주 등극
하반기 내 2단계 가상자산법 통과 기대감에 진출 속도
지분투자 방식으로 리스크↓…매매중계 노하우 습득 목적

증권사들의 가상자산 업계 진출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금가분리(금융사의 가상자산업 진출 제한)’ 원칙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가상자산법) 입법이 본격 논의되면서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양상이다.

증권사들은 기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기존 매매중개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2일 각 사 발표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인수를 확정한 증권사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있다.

먼저 삼성증권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카드, 삼성SDS와 함께 오는 19일 두나무 주식 139만 주(4%)를 6128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 중 삼성증권은 2%의 지분을 보유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취득을 통해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전반에서 두나무와의 협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기존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한화투자증권도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9.84%)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두나무의 지분율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1%)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3.10%) 등 경영진에 이어 △한화투자증권(9.84%) △우리기술투자(7.20%) △하나은행(6.55%) △삼성증권·카드·SDS(4%)로 금융사 및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대거 주요 주주로 포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획득에 나섰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와 함께 코인원 지분 총 40%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는 각각 800억 원씩 총 16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간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했으나 금가분리 원칙을 고려해 적당한 타이밍을 모색 중이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가분리 원칙 완화를 시사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전통 금융의 경계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 신사업으로 진출하는 첫걸음이 시작됐다”며 “한국투자증권과 코인원, OKX, 컴투스 각 사의 독보적인 서비스와 혁신 기술을 융합해 강력한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하고 디지털 금융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지분 92% 취득을 결정했다. 현재 이 건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는 중이다.

형식상 비(非)금융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을 인수하는 형태지만, 실질적으로는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과의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기성 금융사들이 가상자산업을 활발하게 영위하고 있다. 미국 금융투자사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은 최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현물 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Fidelity Digital Asset)’을 통해 기관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앞서 글로벌 금융사 골드만삭스도 지난 2022년 월가 최초로 비상장 가상자산의 옵션거래를 개시한 바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가분리 원칙으로 인해 금융사가 직접적으로 가상자산업에 진출하지 못했다.

다만 올 들어 금융당국이 입장을 선회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지난 2017년 가상자산 투기에 대한 긴급조치 일환으로 금융사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언급하며 “글로벌 시장이 급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화 입법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2단계 가상자산법의 최종 입법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하반기 내 입법을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국회 디지털자산TF 간사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하반기 국회에서 굉장히 속도감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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