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본사 차원의 파업이 현실화 되면서, 노사 갈등이 전면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이견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결국 고용안정과 경영 책임 문제로까지 확산되면서, 단순히 임금협상 범주를 넘어 ‘구조적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그룹내 5개 법인이 참여했다.
노조에 따르면 본사 조합원 약 1000명을 포함해 총 1500여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800여명의 조합원은 판교 일대에서 행진을 벌이며 ‘고용 안정 쟁취’, ‘경영진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화섬식품노조 산하 네이버·엔씨·넷마블·웹젠 등 다른 IT 노조 관계자들도 합류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고, 약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진채연 기자>
이번 총 파업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과 고용 안정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고, 약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 역시 6%대 후반 수준에서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경영진이 성과는 독식하고 경영부실로 인한 과오는 모두 직원들에 전가 하면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부추긴 것이 결국 총 파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박성의 카카오 노조 부지회장은 “경영 실패는 경영진의 판단이고 그로 인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는 왜 오롯이 노동자가 감내해야 하느냐”며 “단순히 돈 몇 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카카오페이 임원 급여는 30%가 늘었는데 직원 급여는 왜 3%밖에 늘지 않았느냐”며 임원진과 일반 직원간 보상 격차를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경영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앞서 공식 입장에서 “크루에 대한 성과 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해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서비스 운영에 대해서는 “대부분 자동화돼 있어 이번 단체행동이 실제 서비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안정적 운영과 고객 영향 최소화를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설명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800여명의 조합원은 판교 일대에서 행진을 벌이며 ‘고용 안정 쟁취’, ‘경영진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은 행진 모습. <사진=진채연 기자>
실제로 이날 파업에도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그룹내 주요 서비스는 별다른 장애 없이 정상 가동됐다. 업계에서는 단기 파업만으로 메시징이나 결제 기능에 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장애 대응이나 대규모 업데이트 등에서 숙련 인력 공백이 발생해 서비스 안정성과 개발 일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보상 갈등을 넘어 조직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노조는 반복된 구조조정과 계열사 재편이 고용 불안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최근 카카오톡 개편 논란과 경영진 교체까지 겹치며 내부 혼선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비 보상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인식과 구조조정 국면에서의 불안이 결합된 상황”이라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인재 유지와 조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가 ‘카나나(Kanana)’를 중심으로 AI 전환 전략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내부 갈등은 중장기 경쟁력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핵심 인력의 사기와 조직 안정성이 성과와 직결되는 만큼, 이번 파업이 카카오의 체질 개선과 전략 실행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오는 6월 29일에는 로그오프 데이를 준비해 시행한다"며 "카카오의 진짜 쇄신은 경영진이 아니라 크루(직원)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일(종일) 파업인지 총파업일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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