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지 않는 술’ 전쟁…오비맥주·하이트진로, 무알코올 승부수

2024년 국내 주류 출고량 315만㎘…10년 전보다 17.3% 감소
소주·맥주 등 주류 수요 줄며 오비맥주·하이트진로 수익성 악화
여름 성수기 맞아 무알코올 시장 공략 강화…새 성장동력 부상

국내 주류 소비가 10년 새 17% 넘게 감소한 가운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무알코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사업의 성장세 둔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진 양사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무알코올 제품군을 확대하며 성장 돌파구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12일 국세청 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2년 326만8623㎘, 2023년 323만7036㎘, 2024년 315만1371㎘로 매년 감소 중이다. 2014년(380만8000㎘)과 비교하면 10년 새 17.3%가 줄었다.

주류 소비 감소는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절주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술 대신 건강 음료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주류 시장에서도 알코올 부담을 줄인 음료가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이에 업계는 무알코올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2021년 415억원에서 2027년 956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장 선두는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알코올과 칼로리를 모두 제거한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 0.00’을 출시한 이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트제로 0.00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8% 증가했으며, 2023년과 비교하면 64.7% 급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회사는 ‘하이트논알콜릭 0.7%’, ‘하이트제로 0.00 포멜로향’에 이어 지난 3월 ‘테라 제로’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르면 이달 말 테라 제로 병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며, ‘하이트제로 0.00 레몬&유자’ 상표 출원도 마친 상태다.

오비맥주는 2020년 ‘카스 제로’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0.0’, ‘카스 올제로’ 등 총 3종의 비알코올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올해 1분기 오미백주의 무·비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카스 올제로의 판매 채널을 전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전격 확대했다. 기존 온라인 채널 전용 330ml 캔 제품에 더해 350ml와 500ml 신규 용량도 추가했다.

무알코올 시장 확대는 단순한 제품 다변화를 넘어 주류업계의 실적 방어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전통 주류 소비 감소로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무알코올 제품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고, 하이트진로도 1723억원으로 17.3% 줄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무알코올 시장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최근 무알코올 음료가 단순한 주류 대체재를 넘어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청량한 음용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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