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TV·가전’ 살리자”…삼성 노태문, ‘글로벌 전략회의’서 탈출구 모색

DX 부문 각 사업부, 16~18일 사흘 간 개별 회의
전사적 AI 전환·중동발 리스크 해소 등 현안 논의
모바일,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계획·영업 전략 구상
‘지난해 영업 적자’ TV·가전, 수익 제고 사활 걸어
TV, ‘AI TV’ 대중화 선도…가전, 사업 구조 개선

삼성전자가 급변하는 경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띠를 동여맸다. 특히 TV, 생활가전 등 주력 사업의 극심한 수요 위축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이란 간 종전 합의를 계기로, 전 세계 공급망과 수요 변화를 선제적으로 살피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사적 AI(인공지능) 대전환에 방점을 찍은 삼성은 ‘글로벌 전략 회의’에서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생존 전략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6일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반기 글로벌 전략 회의에 돌입했다.

삼성은 통상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주요 경영진 및 해외 법인장들은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특히 매년 6월 열리는 회의는 하반기 시장 상황에 대비해 연간 실적 목표와 경영 계획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자리여서 더 주목을 받는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 회의 첫날 포문은 DX 부문이 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사장이 직접 주재한 이번 회의는 이날 MX(모바일경험)사업부를 시작으로, 하루 뒤인 17일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사업부, 18일 전사 등의 순으로 개최된다.

사흘에 걸친 회의에서 DX 부문은 전사 차원의 AX(AI 전환) 공감대를 해외 법인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중점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2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전격 도입했다. 특정한 AI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임직원들이 업무별 특성과 목적에 적합한 AI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업무 생산성 향상 △일하는 방식 혁신 △의사결정 속도 개선 △조직 전반 실행력 제고 등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외부 생성형 AI 도입은 단순히 업무 도구로서 AI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실행 속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누구나 자신의 업무에 가장 적합한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개인의 생산성을 넘어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DX 부문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또한 미국·이란 간 종전 합의 타결로 중동 정세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것도 이번 회의의 주된 의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과의 종전 합의 타결 사실을 공식화했다.

DX 부문은 그동안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으로 큰 타격을 받아 왔다. 중동 지역의 항만과 주요 에너지 시설이 타격을 입고,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되면서, TV·가전 등 주요 제품의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상승 등 상당한 피해를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지역 긴장 완화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향후 재편될 글로벌 공급망을 서둘러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중동 지역 긴장 해소와 함께 모바일·TV·가전 등 주요 제품의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다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DX 부문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전사적 AX 추진, 중동발 리스크 해소 등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사장이 ‘갤럭시Z 폴드7·플립7’을 손에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사장이 ‘갤럭시Z 폴드7·플립7’을 손에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DX 부문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MX사업부는 올 하반기 선보일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폴드8·플립8’의 지역별 출시 계획과 영업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등 원재료 가격 부담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묘수를 발굴해야 하는 실정이다. MX사업부는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하락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TV·가전 사업은 글로벌 수요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을 타개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TV 사업을 영위하는 VD사업부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A사업부의 지난해 2000억원의 연간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6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 TV·가전 사업의 재도약을 위한 방책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분석이다.

VD사업부는 지난달 깜짝 인사로 영입한 이원진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사장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콘텐츠·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은 TV·모바일 서비스 사업의 핵심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 주역이다. 풍부한 성공 경험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TV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VD사업부는 AI TV 대중화를 선도하며 판매를 강화하고, 서비스 사업 및 OS(운영체제) 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DA사업부는 ‘비스포크 AI 콤보’ 등 신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계절 가전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 증대와 AI 데이터센터용 HVAC(냉난방공조) 수주 확대를 통해 수익 중심의 사업 구조 개선 대책이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사진=삼성전자>

한편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며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오는 18일 글로벌 전략 회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DS 부문은 올 하반기 주요 고객사에 납품할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메모리 공급 현황을 점검하고, AI 인프라 구축 확대에 따른 수요 전망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전환이 시급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경우, 고객사 확대 및 수율 제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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