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속도가 전반적으로 다소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지급의 신속성과 투명성이 소비자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보험사별 처리 속도 격차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8일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의 보험금 신속지급 평균 기간은 2025년 하반기 기준 0.72일로 집계됐다. 2024년 하반기 0.67일보다 0.05일 늘어난 수치다. 보험금 신속지급은 약관상 정해진 신속지급 기간 내 보험금이 지급된 경우를 의미하며, 생명보험의 경우 통상 3영업일 이내 지급이 기준이다.
주요 생보사 가운데 가장 빠른 곳은 교보생명이었다. 교보생명의 보험금 신속지급 기간은 2025년 하반기 기준 0.22일로 집계됐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0.23일) △DB생명(0.30일) △AIA생명(0.46일) △한화생명(0.52일) △삼성생명(0.54일) △NH농협생명(0.65일) 순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교보생명은 0.24일에서 0.22일로 개선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DB생명 역시 0.32일에서 0.30일로 단축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속도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AI와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보험금 지급뿐 아니라 계약 유지관리 전반의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결과”라며 “AI 기반 자동심사 모델과 청구서류 광학문자인식(OCR) 고도화 등 고객 경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 새 보험금 지급 속도가 가장 크게 개선된 곳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었다. 신속지급 기간은 1.87일에서 1.30일로 0.57일 단축됐다. 메트라이프생명(-0.39일), 교보라이프플래닛(-0.31일), AIA생명(-0.26일) 등도 지급 속도가 개선됐다.
반면 하나생명은 0.84일에서 2.76일로 1.92일 늘어나며 가장 큰 폭의 악화를 기록했다. 흥국생명(+0.81일)과 미래에셋생명(+0.41일)도 지급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추가소요지급 부문에서는 라이나생명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라이나생명의 추가소요지급 기간은 2024년 하반기 2.15일, 2025년 하반기 2.68일로 조사 대상 생보사 가운데 가장 짧았다. 추가소요지급은 신속지급 기준인 3영업일을 초과해 보험금 지급 사유 조사 등으로 추가 소요된 기간을 의미한다.
전체 생보사의 추가소요지급 평균 기간은 2025년 하반기 기준 6.18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96일보다 1.22일 늘어난 수치다. 라이나생명에 이어 △한화생명(4.56일) △교보생명(4.71일) △삼성생명(4.75일) △ABL생명(4.98일) △DB생명(5.82일) △NH농협생명(5.88일) 등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생명의 추가소요지급 기간은 3.92일에서 13.71일로 9.79일 급증하며 가장 긴 수준을 나타냈다. 흥국생명도 6.19일에서 10.87일로 4.68일 늘어나며 두 번째로 큰 폭의 악화를 기록했다.
KB라이프(+3.54일), AIA생명(+2.38일), 미래에셋생명(+2.27일) 역시 전년 대비 추가소요지급 기간이 크게 늘었다. 반면 iM라이프는 11.14일에서 6.71일로 4.43일 줄어 가장 큰 개선 폭을 보였다. 처브라이프(-3.17일)와 교보라이프플래닛(-2.28일)도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냈다.
보험금 지급 속도는 단순한 업무 효율성을 넘어 소비자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가 느끼는 보험금 지급 과정 만족도는 ‘청구 절차의 간편성’과 ‘신속한 지급’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23년 하반기 기준 생명보험 청구 건의 93.2%는 신속지급 건으로 평균 하루 이내 보험금이 지급됐다. 반면 지급기한을 초과한 추가소요지급 비율은 3.5%였으며, 이들 건은 지급기한보다 평균 4.7일이 더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청구 절차의 간편성이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신속한 보험금 지급 역시 주요 만족 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소비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으로는 지급 진행 과정에 대한 안내 부족과 보상 가능 여부 판단의 어려움 등이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등 업계 전반이 편의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보험금 청구부터 지급까지의 소요 시간을 줄이고, 지연 발생 시 충분한 안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보험사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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