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착시에 보험부채 줄던 생보업계…2분기부터 '역주행' 예고

생보사 최선추정부채 70조 ‘급감’… 삼성·한화·교보 ‘빅3’에서만 39조↓
지난해 1분기 531조에서 올해 1분기 462조…생보사 일제히 하락 전환
CSM·킥스 흔드는 계리가정 강화…금융당국 칼날에 생보업계 긴장

주요 생명보험사 최선추정부채 변동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핵심 보험부채인 최선추정부채(BEL)가 지난 1년 동안 7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당국이 올해 2분기부터 보다 보수적인 계리가정 적용을 의무화하면서 감소세가 멈추고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BEL(Best Estimate Liability)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에서 보험사의 핵심 부채 항목으로 꼽힌다.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과 사업비에서 향후 받을 보험료를 차감한 뒤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22일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부채 잔여보장요소 내 BEL 합산액은 2025년 1분기 531조6203억원에서 2026년 1분기 461조5203억원으로 70조1001억원(13.2%) 감소했다. 조사 대상 생보사 가운데 BEL이 증가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생명으로 161조3223억원에서 140조6761억원으로 20조6461억원 줄었다. 이어 한화생명(-9조9471억원), 교보생명(-8조8298억원), 신한라이프(-6조587억원), NH농협생명(-3조2595억원) 순이었다.

대형 3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감소액 합산은 39조4230억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56%를 차지했다. 감소율 기준으로는 라이나생명(-46.6%), 교보라이프플래닛(-38.3%), DB생명(-31.0%), 메트라이프생명(-25.8%), 신한라이프(-17.7%) 순으로 나타났다.

2분기부터 계리감독 선진화…단기 실적 악화·킥스비율 하락

BEL 감소에는 계약 만기 도래와 해지 증가, 계리가정 변경, 할인율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IFRS17 도입 이후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보험부채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할인율 하락은 일반적으로 BEL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BEL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계약 감소와 계리가정 변경 등 부채 축소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감소 추세는 올해 2분기부터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에 따라 2분기 결산부터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에 보다 보수적인 계리가정 적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IFRS17 도입 이후 일부 보험사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해 보험부채를 과소평가하고 미래 이익을 부풀렸다는 지적에 따라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경험통계가 5년 미만인 신규 담보에는 최소 90% 수준의 보수적 손해율을 적용해야 하며, 사업비 가정에는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를 반영한 물가상승률을 적용해야 한다. 공통비 역시 보험계약 전체 기간에 걸쳐 인식하도록 기준이 강화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생보사들이 추가 적립해야 할 BEL 규모가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BEL이 증가하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인 보험계약마진(CSM)은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단기 실적 악화는 물론 자본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락 압력도 커질 수 있다.

대형 생보사들은 2분기 결산을 앞두고 물가상승률 미반영 예외조항 적용 여부 등을 놓고 회계법인과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장래 사업비 지출 구조가 장래 보험료에 비례하고 해당 예측에 물가상승률이 이미 반영돼 있다면 예외를 허용하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업계 관계자는 “다가올 2분기에 계리가정 선진화 효과가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회사별 BEL과 CSM 변동폭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면서 “올해 2분기가 국내 생보사 BEL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회사별 계리가정 세부 방침과 CSM 방어 전략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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