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줄자 건전성 살아난 카드업계…당국 규제 강화가 변수

KB국민카드 22.7%p 상승·우리카드 29.0%p 하락
충당금 줄었지만 건전성 개선…카드사 손실흡수력↑
채무자보호법·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건전성 부담 전망

카드업계의 부실여신 손실흡수력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드사별 격차는 뚜렷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고정이하여신 감소와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힘입어 NPL커버리지비율이 상승한 반면, 우리카드는 부실여신 증가 속도를 충당금 적립이 따라가지 못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우리카드 측은 일시적 NPL 증가와 분기별 상각 일정 차이에서 기인한 현상으로 설명했다.

25일 한국신용평가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부실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올해 1분기 266.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65.0%)보다 1.4%p(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증감은 카드사별로 차이를 보였다. KB국민카드의 경우 NPL커버리지비율이 1년새 22%포인트 넘게 개선됐지만, 우리카드는 29%포인트 가량 줄어들며 손실 흡수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NPL커버리지비율은 289.4%로, 전년 동기(266.7%)보다 22.7%포인트 개선됐다. 전체 카드사 중 1년새 20%포인트 이상 손실 흡수력이 개선된 것은 KB국민카드가 유일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대손충당금은 1년새 줄어들었으나, 고정이하여신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이 손실흡수력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9804억원에서 올해 8298억원으로 15.4% 줄여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KB국민카드의 경우 부실여신의 원천인 고정이하여신 역시 전체 카드사 중 감소율 1위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867억원으로, 전년 동기(3675억원)보다 2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현대카드의 NPL커버리지비율은 400.4%로, 전체 카드사 중 유일하게 4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90.2%)보다도 10.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고정이하여신이 7.8% 늘었지만 대손충당금을 10.6% 더 늘려 부실여신 증가분을 웃도는 충당금을 쌓았다. 그 결과 NPL커버리지비율도 오히려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부실 확대를 미리 반영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늘린 셈이다.

이밖에 롯데카드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전년 동기(142.3%) 대비 6.7%포인트 오른 149.0%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12.4%)과 충당금(-8.3%)이 함께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100%대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업계 평균(266.4%)에 크게 못 미쳐 여전히 가장 취약한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247.5%에서 올해 218.5%로 29.0%포인트 하락해 7개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는 고정이하여신이 14.9% 늘었는데도 대손충당금은 1.4% 증가에 그쳐 늘어난 부실여신을 충당금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모습이다. 이와 같은 여파로 NPL커버리지비율이 29%포인트나 떨어지며 7개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NPL 커버리지비율 하락은 분기별 상각 스케줄 차이에 따른 고정이하여신 규모의 일시적 증가 영향에 따른 것으로, 자산 건전성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특히 2026년 3월 기준 커버리지비율은 약 218% 수준으로, NPL 대비 2배 이상의 충당금을 유지하고 있어 손실 흡수 여력 및 위기 대응력은 여전히 충분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연체율과 충당금 적립률, 빈티지별 자산 건전성, 실제 회수율 등 주요 리스크 지표를 다각도로 점검하며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우량 회원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함으로써 고정이하여신 등 건전성 지표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도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카드의 NPL커버리지비율은 363.2%로, 전년 동기(367.6%)보다 4.4%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2.9%포인트 내린 230.4%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고정이하여신보다 충당금 감소폭이 더 큰 점이 NPL커버리지비율을 내리는 데 주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의 대손충당금은 8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한 반면, 고정이하여신은 1.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는 363.2%로 현대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커버리지비율을 유지했고, 신한카드도 230%대를 지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올해 카드업계의 NPL비율이 개선된 데는 전반적인 고정이하여신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7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총합은 5조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4492억원)보다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은 8.0% 감소한 2조424억원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다만 앞으로도 건전성 지표의 개선세가 계속될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최근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채권 회수 환경 변화와 대출 규제 강화가 향후 대손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과 신용회복 지원 확대, 대출 규제 강화 등 정책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채무자보호법 시행과 채무감면 정책 확대로 차주의 도덕적 해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가계부채 관리 기조 강화로 자금 공급 여력까지 줄어들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만큼 다중채무자 등 고위험 차주에 대한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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