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우주’ 6년 만에 흑자전환…수주잔고 4.7조원 달해

작년 영업익 242억 ‘흑전’…올 1분기 198억 ‘순항’
대규모 수주 호실적 견인…방산 관련 2.7조 달해
항공우주사업본부, 올해 매출 1조 돌파 여부 주목

대한항공이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 중인 항공우주사업이 5년 간의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로 전환했다. 방위산업을 포함한 항공우주사업이 새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며 여객과 화물 중심인 기존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열었다. 대한항공은 방산 부문을 전담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에 힘입어 신규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24일 대한항공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7796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31.5%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흑자를 낸 건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0년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1년 -370억원, 2022년 -7억원, 2023년 -114억원, 2024년 -157억원의 영업손익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적자 고리를 끊지 못했다.

호실적은 대규모 수주가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UH-60 블랙호크 헬기 36대 성능 개량 사업 8302억원,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 1조5593억원 등을 LIG넥스원(현 LIG D&A)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했다. ‘하늘 위 지휘소’로 불리는 항공통제기 2차 사업도 미국 L3해리스와 함께 따냈다. 대한항공은 봄바디어의 글로벌 6500 항공기를 4대 구매해 L3해리스에 제공하고, 1·2호기 공동 개발과 3·4호기 국내 개조를 맡는다.

올해 들어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500%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전체 매출(4조5151억원) 대비 비중은 5.6%로 아직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2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방산 관련 수주 잔고도 긍정적 신호다.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4조7172억원에 달한다. 부문별로 보면 항공기체 2조122억원, 군용기MROU(정비·개조·업그레이드) 1조8741억원, 무인기 8125억원, 신사업 184억원 등이다. 이 중 방산으로 분류되는 수주는 군용기MROU와 무인기다. 특히 군용기MROU 수주는 지난해 말 1조5391억원 대비 3350억원 늘며 전체 수주 증가를 견인했다.

항공통제기 예상 이미지.<사진제공=대한항공>
항공통제기 예상 이미지.<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방산 부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외화부채는 55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발생하는 외화평가손실은 약 550억원으로, 고환율·고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등 고정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에 비용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반면 주로 정부를 상대로 하는 방산 계약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장점이다. 여객이나 화물 수요가 급격히 줄거나 환율이 치솟아 본업이 흔들릴 때 방산 부문이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1975년 출범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 개발, 양산, 정비, 성능 개량 사업을 수행해왔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의 손을 거쳐 간 한미 군용기는 약 5500대다.

항공업계의 올해 주요 관심사는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 매출 1조원 돌파 여부다. 핵심 성장 축은 군용기MROU와 무인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군용기 정비 기지인 부산 테크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MROU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항공기 도입 비용의 약 70%가 향후 30~40년간의 유지·보수 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MROU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항공기체사업의 물량이 회복되고, 군용기 신규 성능개량사업 수주가 이어지면서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면서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올해 항공우주 사업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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