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보험료 카드결제 가능 비율 40%선 흔들…메트라이프 등 6개사 ‘전무’

카드결제 가능 비율 40.4%→39.6%로 후퇴…1년 새 상품 19개 줄어
업계 “2%대 수수료 부담에 보험료 인상 불가피”
국회·보험연구원도 현행 유지 무게…수수료 체계 개선 과제

주요 생명보험사 카드결제 가능 상품 지수.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카드결제 가능 보험상품 비율이 1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소비자의 결제 선택권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신용카드 납부 확대를 둘러싼 업계의 움직임은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26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카드결제 가능 보험상품 비율(상품 수 기준)은 전체 판매상품 883개 가운데 350개로 39.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전체 914개 중 369개·40.4%)와 비교해 0.8%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카드결제가 가능한 상품 수도 1년 새 19개 줄었다. 카드를 받지 않는 6개사를 제외한 카드수납사 기준으로도 카드결제 가능 비율은 48.8%로 전년 동기(50.4%)보다 1.6%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판매상품이 같은 기간 31개 감소하는 동안 카드결제 가능 상품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22개 생보사 가운데 카드결제 가능 비율이 100%인 곳은 라이나생명이 유일했다. 라이나생명은 올해 1분기 판매 중인 89개 모든 상품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카드 납부가 일상화된 만큼 납부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브라이프(90%), 교보라이프플래닛(80%), NH농협생명(78%), 동양생명(71%) 등이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메트라이프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ABL생명, KDB생명,  IBK연금보험 등 6개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카드결제가 가능한 상품이 단 한 건도 없었다.

1년 새 카드결제 가능 비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처브라이프로 75%에서 90%로 1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교보라이프플래닛도 66.7%에서 80%로 13.3%포인트 올랐다.

반면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iM라이프로 같은 기간 33.3%에서 14.8%로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푸본현대생명(-13.8%포인트·65.0%→51.2%), BNP파리바카디프생명(-12.7%포인트·21.4%→8.7%), 미래에셋생명(-10.2%포인트·16.0%→5.8%), 신한라이프(-8.4%포인트·62.9%→54.5%)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 수수료 부담에 카드납 확대 제자리

업계는 생보사들이 카드결제 가능 상품 확대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로 카드사에 지급해야 하는 약 2% 초반대의 가맹점 수수료를 꼽는다. 공시이율이 3% 안팎인 저축성 보험에 카드납을 허용할 경우 수수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카드 결제를 전면 허용하면 막대한 수수료 비용이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카드납을 제한하는 대신 보험료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정책 당국도 현행 체계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4년 12월 보고서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납을 의무화할 경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소비자 간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사와 카드사 간 자율계약 방식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역시 보험료 납부 방식은 민간의 자율 영역으로 두고 법적 의무화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보험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연구원은 장기 생명보험상품은 위험보험료뿐 아니라 일정한 이율이 적용되는 적립보험료가 함께 포함돼 있다며 신용카드의 무이자 신용공여 기간을 활용한 이자 차익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예·적금 등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무분별한 카드결제 허용은 예상치 못한 금융 건전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를 제재하는 법적 규정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 중인 일부 중소형사를 제외하면 근본적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 합의 없이 전면적인 카드납 상품을 확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 제고와 보험회사의 재무 건전성 방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적정 수수료 산정 체계 등 정책적 논의가 최우선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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