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3년 만에 다시 4%대를 넘어선 가운데 카드사들이 고금리 부담에도 여전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하반기 대규모 차환 수요가 맞물리면서 조달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3년물·AA+ 기준) 금리는 연 4.29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835%)보다 1.461%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지난해 말(3.370%)과 비교해도 반년 만에 약 1%포인트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넘어선 것은 2023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지난 2022년 10월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 여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맞물리면서 당시 시장금리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연 3.5%까지 끌어올리며 채권시장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이후 채권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여전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10월까지는 2%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지난해 11월 다시 3%대로 올라섰고, 올해 4월 23일 다시 4%를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AA+ 등급의 우량 카드채 금리가 4%대 초중반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오히려 여전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는 이달 들어서만 약 39건의 여전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고정금리 발행 물량은 33건, 총 2조26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평균 발행금리는 연 4.34% 수준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AA- 등급 2년 1개월물 1000억원을 연 4.89% 금리에 발행하는 등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카드사들이 높은 금리에도 여전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향후 조달 여건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채 금리는 시장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발행금리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월 말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서 총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2022년 말 이후 약 3년 반 만에 긴축 기조가 재개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현재의 높은 금리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고정금리로 자금을 미리 확보해 향후 조달비용 상승 위험을 줄이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카드업계의 여전채 만기 도래 물량이 대규모로 예정된 점도 발행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반기 만기 도래 물량은 총 12조57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연 3.61%로, 최근 고정금리 여전채 평균 발행금리(4.34%)보다 약 0.73%포인트 낮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차환 과정에서 조달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카드사들이 현재 수준에서 고정금리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향후 조달 부담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조달금리 부담이 적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향후 만기 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조달 시기와 금리, 만기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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