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와 LTE 요금제를 하나로 묶은 통합요금제 도입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 세대 구분 없이 데이터 제공량과 전송속도를 기준으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저가 요금제로의 가입자 이동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이달 초 5G·LTE 통합요금제를 출시했다. 지난달 초 가장 먼저 통합요금제를 선보인 LG유플러스까지 포함하면, 국내 이통 3사 모두 통합요금제 체계로 전환을 완료한 것이다.
통합요금제는 5G와 LTE를 별도 구분하지 않고,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 부가 혜택을 기준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한 요금 체계다. 그동안 5G 단말 이용자는 5G 요금제, LTE 단말 이용자는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이용자가 실제 데이터 사용량과 가격을 기준으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다.
특히 이통 3사 모두 최저 요금제가 월 2만원대 후반에 형성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T의 최저 요금은 월 2만7830원, KT는 월 2만8900원, LG유플러스는 월 2만8000원 수준이다. 특히 이번 통합요금제에는 2만원대 저가 상품에도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뒤 낮은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안심옵션(QoS)이 적용됐다. 사실상 2만원대의 낮은 가격에도 데이터 무제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동통신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SKT 기준 최저 요금제의 경우 월 250MB의 5G·LTE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고, 이를 모두 사용한 뒤에는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400Kbps는 고화질 영상 시청이나 대용량 파일 전송에는 한계가 있지만, 메신저와 간단한 웹 검색, 지도 확인 등 기본적인 모바일 서비스 이용은 가능한 수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어린이나 노년층,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은 기존 월 3만~4만원대 요금제에서 2만원대 요금제로 이동할 유인이 커졌다. 특히 기본 데이터 사용량이 적고 와이파이 이용 비중이 높은 가입자라면 요금 부담을 낮추면서도 최소한의 데이터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큰 과제로 떠올랐다. 저가 구간의 데이터 혜택이 확대되면서 기존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더 낮은 가격대의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무선 사업의 핵심 수익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ARPU는 가입자 한 명이 한 달 동안 통신사에 얼마나 많은 매출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가입자 수가 유지되더라도 ARPU가 정체되거나 하락하면 무선 사업의 질적 성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기업간거래(B2B) 등 신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실적의 상당 부분이 무선 사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ARPU 둔화는 큰 부담 요인이다.
국내 이통 3사의 ARPU 정체는 이미 진행형이다. 각 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T의 MNO ARPU는 2만9261원으로 지난해 1분기 2만9202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3만5523원에서 3만5646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KT는 지난해 1분기 3만4856원에서 올해 1분기 3만4781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분기별 흐름을 보면 정체 흐름은 더 뚜렷하다. SKT의 ARPU는 지난해 1분기 2만9202원에서 2분기 2만9204원, 3분기 2만4125원, 4분기 2만8848원, 올해 1분기 2만9261원을 기록했다. KT는 같은 기간 3만4856원, 3만5236원, 3만5295원, 3만5335원으로 완만히 상승하다 올해 1분기 3만4781원으로 하락했다. LG유플러스는 3만5523원, 3만5688원, 3만6118원, 3만5999원, 3만5646원으로 3만500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합요금제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정책적 효과가 있지만, 통신사 입장에서 보면 저가 요금제에 대한 데이터 확대가 ARPU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무선 매출 방어를 위해서는 요금제 설계 뿐만 아니라 결합 상품, 멤버십, AI·콘텐츠 기반 부가서비스 경쟁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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