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건전성 지표 회복됐지만…가계부채·금리 상승 부담 ‘여전’

카드업계, 부실채권 상각으로 건전성 지표 적극 개선
하반기 금리 인상 시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 우려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1년 전보다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카드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다만 NPL비율의 개선세는 차주의 상환여력이 회복된 영향보다는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상각하며 건전성 지표를 관리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NPL비율은 평균 1.2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6%) 대비 0.13%p(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의 NPL비율이 1년새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KB국민카드의 올 1분기 NPL비율은 0.99%로, 전년 동기(1.31%) 대비 0.32%포인트 하락하며 1%대 아래까지 떨어졌다.

뒤이어 △하나카드 1.42%(전년 동기 대비 0.24%포인트 하락) △롯데카드 1.89%(0.23%포인트 하락) △신한카드 1.25%(0.14%포인트 하락) △삼성카드 0.72%(0.10%포인트 하락) 등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우리카드와 현대카드의 NPL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NPL비율이 0.06%포인트 오른 1.47%를 기록하며 오름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현대카드의 경우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NPL비율이 개선된 데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적극 상각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7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1.6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83%) 대비 0.16%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연체채권은 시간이 지나면서 NPL로 전이되는 구조인 만큼, 연체율이 안정되면 신규 부실채권 유입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번 NPL비율 개선은 차주의 상환능력 회복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각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차주의 상환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상각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대손비용 부담을 조절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차주의 상환 여력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카드사들은 부실채권을 상각해 지표를 관리하고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수 가능성을 일부 포기하고 연체율을 낮출지, 부실채권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회수할지는 각 사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다만 업계 전반에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는 만큼 유사한 대응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건전성 관리 노력에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서 총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2022년 말 이후 약 3년 반 만에 긴축 기조가 재개되는 셈이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가계 부채의 증가와 과거 대비 높은 금리 수준 지속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증가하고 있으나, 원리금 상환의 원천인 가계소득은 원활히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도 존재함에 따라 향후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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