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연다…엔비디아·애플 넘고 ‘세계 1위’ 등극

올 2분기 매출액 171조원…전년比 129.31% 증가
영업익은 89.4조원…지난해 연간 영업익 2배 상회
엔비디아·구글·애플 등 주요 빅테크 앞질러
삼성 반도체, 실적 견인…AI 메모리 수요 확대
HBM4·HBM4E 등 차세대 HBM 역량 강화
하반기는 실적 더 확대 전망…연간 영업익 372조 추산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9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 중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첨단 AI(인공지능) 칩 경쟁력을 빠르게 제고하면서 세계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노조와의 임금 협상 타결을 통해 지급키로 한 성과급 충당금을 포함할 경우, 삼성의 올 2분기 영업익은 10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말 그대로 ‘글로벌 톱티어’로 우뚝 선 것이다.

삼성은 이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실적 흥행 돌풍을 이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7세대 HBM인 ‘HBM4E’ 등 차세대 AI 메모리 리더십을 적극 제고해 실적 흥행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이 171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조5663억원 대비 129.3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익은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2분기 영업익은 8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761억원 대비 무려 1810.26% 폭증했다.

이로써 삼성은 올 1분기에 세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또 다시 경신했다. 직전 분기인 1분기 매출은 133조8734억원, 영업익은 57조2328억원에 달했다. 이뿐만 아니다. 올 2분기 9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익 43조6011억원의 2배를 상회한다.

아울러 2023년 6조5670억원, 2024년 32조7260억원, 지난해 43조6011억원 등 최근 3년 간 연간 영업익 합산인 82조8941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대 기록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또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애플 등 세계 굴지의 빅테크를 앞지르고, 세계 1위 분기 영업 흑자 기업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시가 총액(시총) 1위 엔비디아의 2027 회계연도 1분기(올 2~4월) 영업익은 535억3600만달러(약 81조5621억원)로, 삼성의 분기 영업익 보다 8조원 가량 적다. 또한 구글의 올 1분기 영업익 396억9600만달러(약 60조4689억원), 애플의 2026 회계연도 2분기(올 1~3월) 영업익 358억8500만달러(약 54조6672억원)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숫자다.

그동안 그 어떤 글로벌 빅테크들도 가본적 없는 역대급의 실적을, 마침내 삼성전자가 달성해 낸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이 사실상 100조원을 돌파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삼성이 발표한 2분기 영업익 89조4000억원은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 약 17조원을 제외한 수치다. 따라서, 이를 포함하면 실제 2분기 영업익은 106조원을 웃돈다는 얘기가 된다. 사실상, 삼성이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를 연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선전이 전체 실적을 밀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반도체가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AI 메모리 수요 확대 덕분이다. AI 칩 수요 확대로 인한 메모리 칩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주요 빅테크들은 고도의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증설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에는 엣지 AI와 피지컬 AI 등 신규 수요까지 창출되면서 HBM 등 AI 메모리 수요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범용 메모리 가격도 급격히 치솟고 있다. 주요 메모리 제조 업체들은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D램 생산을 대폭 늘리는 한편, 기존 범용 D램 생산을 빠르게 줄여 왔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범용 D램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메모리 가격은 이상 급등하고 있다.

일반 서버 시장의 교체 주기가 도래한 것도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2017~2018년 대규모로 구축됐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교체 수요가 늘면서 범용 D램 주문은 날로 폭주하고 있다.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기준 범용 D램 ‘DDR4’ 8Gb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이 21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20달러 대비 한달 새 5% 오른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6년 5월 생산자 물가 지수’에 따르면 올 5월 D램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445.4% 폭증했다. 직전월인 4월과 비교해서도 9.5%나 인상됐다.

이렇듯 AI 메모리 수요 폭발, 메모리 가격 급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는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5년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HBM 역량을 빠르게 제고하며 AI 메모리 패권 확보에 성공한 것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는 데 성공하며 HBM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삼성 HBM4는 JEDEC 업계 표준인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확보하며, HBM4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이전 세대인 HBM3E의 최대 속도 9.6Gbps 대비 약 1.22배 향상된 수치다. 여기에 최대 13Gbps까지 구현할 수 있어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심화하는 데이터 병목을 효과적으로 해소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삼성 HBM4 매출은 첫 출하 이후 4개월여 만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은 차세대 HBM 개발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5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지난달 2일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8세대 HBM ‘HBM5’ 목업(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HBM4E 12단. <사진=삼성전자>

이렇듯 삼성전자는 HBM4, HBM4E 등 차세대 HBM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머지않아 차세대 HBM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향후 삼성의 실적은 더 고공행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익 전망치는 372조756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43조6011억원 대비 무려 754.9% 급증한 수치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며 “범용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이 내년까지 꾸준히 인상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더욱 밝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올 2분기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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