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가 은행의 견조한 이자이익 등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하반기에는 조달비용 증가와 자본적정성 악화 등 고환율 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5조5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상반기 누적 순익 전망치는 11조18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4585억원)보다 5.2% 늘어나며 반기 기준 집계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것은 은행의 이자이익과 증권사의 비이자이익이다. 특히 은행의 예금과 대출금 규모가 모두 늘며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고환율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금융지주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순 1500원대를 넘어선 이후 7월까지 같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일에는 장중 1559.20원까지 오르며 1560원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면 은행의 외화 조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은 외화대출과 무역금융, 해외사업 등을 위해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한다.
하지만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외화채권 발행금리와 해외 차입금리, 통화스와프 거래 비용 등이 함께 상승할 수 있다.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외화대출을 통한 수익성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외화대출이나 외화 유가증권, 해외법인·해외지점 등을 원화로 환산한 규모가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함께 불어난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비율이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금융기관의 외화자산 원화 환산액이 증가해 자본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눠 산출한 수치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건전성 지표다. 문제는 CET1비율의 하락이 단순히 건전성 지표 악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금융지주는 CET1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아울러 해당 비율이 낮아질 경우에는 손실을 흡수할 여력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기업대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투자처럼 위험가중치가 큰 자산에는 한층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평균 수준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도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상승압력이 높은 국면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추가 충격이 없는 한 원·달러 환율의 평균 수준이 단기간 내에 과거 수준으로 복귀하지 않고 현재 수준 부근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회사는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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