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청산 위기를 넘겼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 만이다. 하지만 앞으로 자산 매각을 통한 채무 변제부터 납품 및 영업 정상화, 인수합병(M&A)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이제부터가 실질적인 생존의 승부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회생담보권자와 주주 100%, 회생채권자 75.9%가 회생계획안에 찬성하면서 법원 인가를 받게 됐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에 담긴 채무 변제와 자구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익채권 변제에 필요한 자금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홈플러스가 부담해야 할 공익채권은 미지급 납품대금 등을 포함해 약 5032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8년 2월까지 0.5%인 25억원을 우선 지급하고, 2029년 2월까지 20.3%인 1022억원을 변제한 뒤 2030년 2월까지 나머지 79.2%인 3985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납품대금을 사실상 3년에 걸쳐 갚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변제 계획을 뒷받침할 현금 확보가 실제로 가능하느냐는 점이다.
핵심은 점포 매각이다.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37개 점포 가운데 자가점포 19곳을 오는 2028년 2월까지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채권 변제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결국 예정된 점포 매각이 적기에 이뤄지고 적정 가격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회생계획 이행의 첫 번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업 정상화도 빼놓을 수 없다. 홈플러스는 회생 과정에서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67개 핵심점포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2029년 영업흑자 전환에 이어 2030년 연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납품업체와의 거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흔들린 협력업체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상품을 공급받아야 매장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다.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려놓느냐도 관건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확보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기반으로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이후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116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영업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다만 회생계획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일시적인 매출 반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회생계획을 이행하는 것만으로 정상화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홈플러스가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영업 기반을 안정화하더라도 이를 인수할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회생 이후의 지속적인 사업 운영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홈플러스가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해서는 기존 대형마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매장 경쟁력과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상품을 단순히 진열·판매하는 방식으로는 소비자를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운 만큼 홈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매장 운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