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 금호타이어 중국법인, 3년 만에 적자 고리 끊었다

중국법인 5곳 지난해 순이익 258억원…흑자 전환
원재료 가격 하락·고인치 타이어 판매 늘려 수익↑
올해 상반기 내 이노뷔 중국 출시…시장 선점 목표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지난해 순손익이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이 적자 고리를 끊어낸 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홍콩·난징·톈진·창춘·차이나 등 중국법인 5곳은 지난해 매출 9002억원, 순이익 25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8.7% 증가했고, 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 17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법인은 회사 전체 순이익의 15%를 책임졌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4조414억원, 영업이익은 4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5%, 1679.2% 증가했다.

금호타이어의 중국 사업 관련 현지법인은 금호타이어 홍콩(Kumho Tire H.K.), 난징 금호타이어(Nanjing Kumho Tire), 금호타이어 톈진(Kumho Tire Tianjin), 금호타이어 창춘(Kumho Tire Changchun), 금호타이어 차이나(Kumho Tire China) 등 5곳이다.

금호타이어 홍콩은 중국·베트남법인의 지주회사다. 난징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톈진, 금호타이어 창춘, 금호타이어 차이나는 금호타이어 홍콩의 자회사로 타이어 제조·판매를 위한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중국 내 판매를 총괄하는 금호타이어 차이나는 금호타이어 홍콩과 난징 금호타이어가 각각 지분 99%, 1%를 보유 중이다.

금호타이어의 100%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이들 5개 중국법인은 금호타이어 연결 기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은 그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1994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11년 불매 운동,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중국법인은 금호타이어 수익성 악화의 근원지로 지목돼 왔다.

실제 2019년만 해도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순손실은 무려 501억원에 육박했다. 2020년 순이익 6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2021년 순손실 100억원을, 2022년 순손실 339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 포스터.<사진제공=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 포스터.<사진제공=금호타이어>

지난해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수익성 개선은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금호타이어가 매입한 천연고무 1톤당 가격은 2022년 239만원에서 지난해 206만원으로 13.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합성고무 1톤당 가격은 278만원에서 253만원으로 9%, 카본블랙은 194만원에서 167만원으로 13.9% 각각 하락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 타이어 판매를 늘린 전략도 주효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18인치 이상 승용차·경상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41.7%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의 중국 내 타이어 부문 매출도 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중국 내 대형 유통망 신규 개발을 통한 교체용 타이어의 유통 채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내 중국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를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은 올해 620억9100만달러(약 82조9500억원)에서 2032년 2140억1900만달러(약 285조9300억원)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의 이노뷔는 세계 최초로 단일 제품에 HLC(High Load Capacity) 기술을 전 규격에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타이어다. HLC 기술은 전기차 등 고하중 차량에서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구조 설계 방식이다. 이노뷔는 사계절용 ‘이노뷔 프리미엄’, 겨울용 ‘이노뷔 윈터’, 롱마일리지용 ‘이노뷔 슈퍼마일’ 등 총 3개 제품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은 “이노뷔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시한 금호타이어의 혁신 제품”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운전자에게 최상의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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