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 초읽기…삼성SDI는 전고체 시장 개척 몰두

LG엔솔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 앞둬”…고고도 무인기 OEM과 결실 기대감↑
급속 충전 기술 경쟁력 강화, 프리미엄 제품 최대 8분까지 단축 목표
삼성SDI는 전고체 시장 개척 ‘퍼스트 펭귄’과 협력, 기존 3곳에서 고객사 늘어

김석구 LG에너지솔루션 상무가 ‘제7회 NGBS 2024’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서로 다른 전략을 제시했다. 

LG엔솔은 상용화를 앞둔 리튬황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를 고고도 무인기에 탑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UAM 시장까지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가 모든 면에서 내연기관차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전기차용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대규모 양산 단계 직전에는 프리미엄 모델보다 높은 ‘슈퍼 프리미엄 전기차용’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7회 NGBS 2024’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LG엔솔의 연사로 김석구 상무가, 삼성SDI의 연사로 고주영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메이저 배터리사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방향 및 전망’에 대해 각각 소개했다.

김석구 LG엔솔 상무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를 뛰어 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비용과 안전성은 필수적으로 고려하면서 차별점을 추가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리튬황 배터리에 대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밀도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라고 평가했다. 김 상무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전체 비용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용은 40~50%에 달하고 특정 배터리는 60%에 달한다”며 “양극재를 황화합물로 바꾸면 대량 생산 기준으로 최대 40%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에 비싼 코발트 대신 저렴한 황을 주요 소재로 사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약 2배 높다. 현재 리튬이온배터리가 kg당 300Wh를 목표로 하는 반면, 리튬황 배터리는 kg당 400~500Wh에 달한다.

김 상무는 “리튬황 배터리가 탑재될 고고도 무인기 분야에서 주요 OEM과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며 “UAM(도심항공교통)뿐 아니라 출력이 극대화된 EV에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배터리만큼 김 상무가 강조한 것이 ‘급속 충전’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사가 목표로 하는 급속 충전 기술은 30~40분 수준이고 주요 고객사는 20~30분 내외를 요청한다. LG엔솔은 급속 충전을 10분 이하로 낮추는 것을 최종 목표로 제시했다.

LG엔솔이 제시한 급속 충전 목표는 프리미엄 차량은 10분 이내, 스탠다드형은 15분 이내, 저가형 차량은 30분 이내다. 특히 충전 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이는 것은 내연기관차가 주유를 마치고 카드결제까지 다 하는 시간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 상무는 “프리미엄 배터리의 경우 급속 충전 시간을 최대 8분을 목표로 급속 충전 기술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제7회 NGBS 2024’에서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새로운 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기술 독점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도 삼성SDI를 포함한 다수의 기업이 관련 시장에 뛰어 들면서 본격적으로 확대를 앞두고 있다.

고 부사장은 “작년부터 연구소나 일부 기업에 머물렀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민·관·연·학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서 국가 단위의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CASIP’, 미국은 ‘EVs4ALL’, 일본은 ‘NEDO Project’ 등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을 국가에서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1일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개최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의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연구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을 거쳐 상용화를 이끌 수 있어 낼 것이다”며 “전고체 배터리는 과거 소수 업체가 추진하는 사업에서 다양한 경쟁자가 존재하는 연구개발 주제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경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도 ‘공정 과정’의 강점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삼성SDI가 채택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수분에 취약해 대기 중 수분과 만나서 반응하면서 성능이 떨어지고 황화수소 가스를 만들어낸다. 삼성SDI는 해당 공정 중 수분 컨트롤에 자신감을 보였다.

고 부사장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술이 집합돼야 한다”며 “무음극 구조를 구현해 내기 위한 제조 공정뿐 아니라 수분 컨트롤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의 특장점으로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가 반비례하는 특성을 개선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늘리면 안정성이 줄어들고 안정성을 늘어나면 에너지 밀도가 줄어드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현상을 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을 고정한 상태에서 에너지 밀도를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부사장은 “안정성만 높여서는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지만 안정성이 확보된 만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의 기술 혁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배터리별 적용 계획. <사진=박대한 기자>

현재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3곳에 샘플을 제출했고 꾸준히 고객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고 부사장은 “삼성의 ASB 배터리가 내연기관차보다 우수한 수준이 되려면 도전적인 퍼스트 펭귄이 필요하다”며 “첫 펭귄이 되려는 다수의 OEM과 얘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리튬황, 전고체 배터리 등의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소재, 공정 등의 단계에서 대량 양산이 가능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을 해소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우리나라 위주로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해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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