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앞두고 ‘직접 보유’보다 ‘운영 중심’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 부담은 낮추면서도, 네이버가 가진 AI 모델·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단순 인프라 임대 사업자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17일 DS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산 소유와 운영을 떼어내는 글로벌식 모델을 검토 중이다.
자산과 인프라는 재무적 투자자(FI)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V)이 보유하고, 네이버가 세울 운영 전담 자회사가 GPU를 리스해 쓰는 방식이다.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을 외부 자본과 나누되, 사업 주도권은 네이버가 쥐는 구조다. 자본 효율을 높이지 못하면 성장 기대가 오히려 재무 리스크로 바뀔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AI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200메가와트(MW) 확보에만 약 100억달러(약 15조원) 안팎, 1기가와트(GW) 기준으로는 300억~500억달러(약 45조~75조원)가 거론된다. 자체 자금이나 유상증자로 감당하기엔 부담이 크다.
반면, 수익성 기대는 높은 편이다. 최근 글로벌 장기 공급계약 단가가 현물 시세 대비 수배의 프리미엄에 형성되면서, 1GW 기준 연매출 잠재력이 시장과 벤처캐피털(VC) 진영에서 200억달러(약 30조원) 이상까지 거론된다. 네이버는 중장기적으로 두 자릿수 수익성과 사업 안착 시 조기 흑자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엔비디아 차세대 칩이 와트당 효율은 큰 폭 개선되는 반면 가격 상승은 완만해, 그 부가가치를 인프라 사업자와 고객이 나눠 갖는 점도 우호적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내세우고 있는 ‘풀스택’ 역량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단순 GPU 용량 재판매에 그치는 ‘아시아판 코어위브’를 넘어, 파운데이션 모델(하이퍼클로바X)을 실제 양산·상용화해 본 소수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프라 대여에 머물지 않고 고객 데이터로 모델을 재학습시키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얹어 고부가 마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으로 수요가 강한 미국 물량을 우선 공급한 뒤, 아시아의 제조·물류 자동화와 금융·방산·바이오 수요가 열릴 때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마진을 끌어올린다는 단계적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엔비디아와의 동맹도 네이버에게 힘을 실어준다. 글로벌 컴퓨팅 수요가 자체 칩 비중이 높은 일부 대형 사업자에 쏠려 있어, 엔비디아로서도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추가로 만들 유인이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 우선 공급에 우호적 조건을 확보·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변수는 있다. 자금 조달의 선결 과제가 확실한 장기 공급계약 고객 확보라는 점이다. 미래 현금흐름의 가시성이 있어야 외부 펀딩이 원활해지는 만큼, 장기 고객을 잡지 못하면 사업 실행부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당분간 단기 계약보다 장기 공급계약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글로벌 GPU 캐파가 부족해 수요가 넘치고 있어,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조 자체는 글로벌 정석에 가깝지만 결국 관건은 누가, 얼마나 긴 계약으로 캐파를 채워주느냐”라며 “장기 앵커 고객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외부 자금 조달부터 막힐 수 있어 초기 계약 공시 시점이 사업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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