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기업·공공기관용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의 무게중심을 단순 ‘무선 업무망’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지능형 네트워크 인프라로 확장한다. 연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별로 기업망과 일반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앱 슬라이싱’을 선보이고, 공공시장에서는 임대형·거점형 5G 업무망을 앞세워 적용 범위를 넓힌다. 중장기적으로는 AI-RAN과 AI 엣지, 양자내성암호(PQC), AI 자율보안을 결합해 연결과 컴퓨팅·보안을 아우르는 기업용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KT는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업·공공(B2B·B2G) 5G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기업전용5G와 5G 업무망을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활용과 유연근무 확산, 망분리 환경 변화 등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업무 방식이 달라지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내부 시스템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는 무선 업무환경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5G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KT가 우선 공을 들이는 분야는 기업전용5G 기반 앱 슬라이싱이다. 앱 슬라이싱은 한 대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앱에 따라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이용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업무용 앱은 기업전용5G를 통해 기업 내부망에 연결하고, 개인용 앱은 일반 인터넷망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단말기 한대로 개인과 업무용 트래픽을 분리할 수 있어 임직원이 개인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BYOD 환경에서도 기업의 보안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
명유재 KT Enterprise서비스본부 기업무선·IoT서비스담당 상무는 “과거에는 업무용 단말을 별도로 구매하고 보안 솔루션을 설치해 활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앱 슬라이싱을 사용하면 한 개의 단말기로 개인 트래픽과 업무용 보안 트래픽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트래픽은 임직원이, 업무용 트래픽은 회사가 각각 부담하도록 과금 체계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앱 슬라이싱에는 3GPP 5G SA 표준 기술인 URSP가 활용된다. 네트워크가 단말에 정책을 전달하면 스마트폰이 앱별로 접속할 네트워크 슬라이스를 선택하는 구조다. KT는 상용 스마트폰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구글과 협력해 기술 개발과 검증을 진행했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다른 운영체제와 단말로 확대하려면 해당 제조사와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

<출처=KT>
공공시장에서는 5G 업무망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5G 업무망은 노트북 등 업무 단말과 KT 무선망, 기관 내부망을 연결해 사무실 밖에서도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KT는 기업전용5G와 보안 솔루션인 GMG(Government Mobile Gateway)를 결합해 상용망과 기관망을 분리하고, 단말·사용자 인증과 암호화 등을 적용했다. 김우태 KT 미래네트워크Lab 통신AX연구담당 상무는 “유선의 보안성과 무선의 편의성을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2020년 정부의 5G 업무망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초기 재택근무와 외근 지원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기존 유선 PC를 노트북과 5G 업무망으로 대체하거나, 신청사에 유선랜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무선 중심의 업무환경을 구축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시장 확산을 위해 ‘거점형 5G 업무망’과 ‘임대에그’도 내놨다. 거점형 서비스는 광역지자체 등이 핵심 장비를 구축하고 산하기관이 이를 공동 활용하도록 해 개별 기관의 구축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KT는 경기도청을 시작으로 산하 지자체가 인프라를 공유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임대에그는 기존에 기관이 직접 구매·관리하던 전용 단말을 KT가 임대하고 관제와 장애 대응까지 맡는 상품이다.

<출처=KT>
KT는 이 같은 기업·공공 5G 사업을 향후 AI와 양자 시대를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자컴퓨터 등장에 대비해 기존 암호와 PQC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암호체계를 개발하고, 유심에 핵심 키 정보를 보관하면서 연산량이 많은 작업은 스마트폰이 처리하는 ‘USIM PQC’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피지컬 AI 확산에 대응한 AI-RAN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AI-RAN은 이동통신망과 AI를 결합해 로봇과 온디바이스 AI 등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트래픽에 맞춰 네트워크 자원을 운영하는 기술이다. KT는 제조·통신 현장에서 로봇 등 피지컬 AI 서비스를 실증하고 향후 제조·항만·통신 인프라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AI가 네트워크와 단말의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자율보안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트래픽과 무선 환경, 인증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디도스 공격뿐 아니라 단말 탈취나 비정상 인증 시도 등을 탐지하고, 문제가 확인되면 접속 차단과 관리자 보고까지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전국 약 3500개 KT 통신국사를 AI 컴퓨팅 거점으로 활용해 중앙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 인근의 AI 엣지를 연계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김 상무는 “앞으로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프라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키는 지능형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AI와 양자 보안 시대를 이끌어갈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는 기업전용5G 시장의 구체적인 매출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 확대 가능성에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명 상무는 “기업전용5G는 서비스임과 동시에 인프라”라며 “5G SA와 5G 업무망 서비스가 계속 확산되고 있고 가입자가 늘어나면 매출도 따라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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