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제마진 회복세 끝…1분기 실적도 ‘불투명’


지난달 회복세에 들어섰던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하고 있어 정유업계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정제마진으로 실적악화를 겪고 올해 반등을 노렸지만 1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월 넷째 주 배럴당 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인 2월 셋째 주(3달러) 대비 배럴당 0.7달러 하락한 수치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금액이다. 정제마진이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된다.

정제마진은 2월에 들어서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2월 첫째 주에 2.5달러를 기록해 전주(0.7달러) 대비 1.8달러 상승했다. 특히 2월 둘째 주에는 1.5달러 상승한 4달러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통상 정유업계에서는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2주 새 정제마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2월 셋째 주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경제를 위축시킨 탓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에서 석유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제마진 악화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정유사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 정제마진은 10월 4.1달러에서 11월 0.7달러로 급락하더니 12월에는 -0.1달러로 추락했다.

이는 정유사들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4분기 GS칼텍스의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26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7.2%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도 10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30.9% 줄었다. 에쓰오일은 7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악화에도 유가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증가로 석유사업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9.0% 증가했다.

최근 유가까지 하락하고 있어 정유업계는 재고평가 손실 발생도 걱정하게 됐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미리 사서 비축해두는데 유가가 구매 당시보다 하락하게 되면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달 28일 배럴당 49.05달러까지 추락했다. 두바이유가 40달러대로 내려앉은 것은 2년 반 만이다. 3월 들어서는 배럴당 50달러대로 소폭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수요 위축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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