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 업계 수장교체 바람 성과로 잠재웠다

주요 운용사 물갈이 속 유임 성공…업계 수익성 하락 속 이익증가 돋보여
외국계 금융사 두루 거친 ‘글로벌통’…국내 첫 ETF 미국시장 수출 성과

삼성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경쟁 속 수익성과 시장 장악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았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금투업계 CEO 교체 바람 속에도 유임에 성공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순자산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39.4%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36.7%)을 제외한 나머지 운용사들은 모두 10% 미만으로 독보적인 2강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ETF가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시장에는 엄청난 자금이 몰려오고 있지만, 막상 운용사들은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수익은 내리막을 걷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삼성자산운용은 전년 대비 수익 성장세를 보였다. 금투협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79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도 773억원 대비 3% 가량 늘어났다.

비록 소폭 성장세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 기준 상위 5위 운용사인 미래에셋·한국투자밸류·KB·이지스자산운용이 모두 감소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 기간 동안 전체 운용사의 연간 순이익은 2조9333억원에서 1조5589억원으로 46.9%나 줄었다.

삼성자산운용의 이익 성장은 주 수익원인 펀드 수익의 증가세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

ETF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며 운용사들은 ‘제로 보수’를 내세우는 출혈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국내 집합투자기구(펀드) 순자산 규모가 10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은 성장했으나 운용사들의 펀드 보수 수익은 오히려 후퇴했다. 하지만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펀드 운용보수 1869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1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자산 규모가 큰폭으로 증가했고 운용보수 실적이 늘어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ETF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업계 1위로 자리잡으면서, 성장성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성장 배경으로 서봉균 대표의 경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1967년생인 서 대표는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 후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사를 두루 거친 글로벌 금융 전문가다.

2019년 삼성증권 운용부문장으로 삼성 금융계열사에 합류한 그는 당시 ‘유령주식’ 사태로 침체됐던 삼성증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재도약하는 데 기여했다. 2021년부터는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장을 맡았다. 같은 해 12월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임명됐다.

지난해 금투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교체되고, 삼성증권·화재·생명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CEO들도 교체된 가운데 서 대표는 안정적 수익실현에 힘입어 유임했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업계 내 시장 지위 확대와 함께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에 주력하기 위해 서 대표를 임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서 대표는 취임 이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확대하며 세계 시장에서의 ‘K-운용’의 입지 향상에 기여했다.

지난 22일 미국 뉴욕거래소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앞줄 가운데)가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지난 22일 미국 뉴욕거래소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앞줄 가운데)가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금리형 ETF를 미국 시장에 수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ETF 전문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 ETF’를 현지화한 ‘Samsung SOFR ETF’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켰다.

서 대표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뉴욕거래소에서 이를 기념하는 ‘오프닝 벨’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삼성자산운용 코덱스(Kodex)가 개발한 국내 토종 ETF의 미국 뉴욕거래소 최초 상장 기념 타종식에 참여해 자랑스럽다”며 “대한민국 대표 운용사로서 우리만의 혁신적 상품을 세계 ETF 시장에 수출하는 성공 사례를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대한민국 금융사의 위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높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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