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재무→영업통’ 재무장한 이승열 하나은행장, 취임 2년차 ‘리딩뱅크’ 굳힌다

지난해 순익 3.4조…기업대출 성장율·생산성 지표 톱
‘손님 First’ 기업문화 강조…영업그룹 재편도
기업대출 성장세 유지…퇴직연금 내세워 비이자이익 확보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영업력을 강화하며 리딩뱅크 굳히기에 매진하고 있다. 기업대출 확장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타격을 입은 비이자이익 부문의 활로를 찾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4766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3% 증가한 규모다.

호실적의 배경으로 기업대출이 꼽힌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62조463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늘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속에서 기업대출로 발 빠르게 선회한 결과다.

또 생산성 지표인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은 4억1600만원으로 2022년보다 15.6% 증가했다. 지난해 4억원대 1인당 충전이익을 기록한 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이는 ‘재무통’으로 꼽히던 이 행장이 취임 이후 영업맨으로 탈바꿈한 결과다. 그는 취임 당시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 △비이자 중심 강점 시너지 △오프라인 영업 경쟁력 강화 △영업·본점 디지털화 △아시아 지역 넘버원 글로벌 하나은행 △모두가 신뢰하는 브랜드 등 6대 경영전략으로 제시하고 ‘손님 First’ 기업문화를 하나은행의 DNA로 뿌리내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기존 영업그룹을 중앙영업그룹, 영남영업그룹, 호남영업그룹으로 분리하고 기존 충청영업그룹까지 총 4개의 지역 영업조직을 가동했다. 각 영업그룹 내에는 영업본부를 신설해 지역 중심의 영업망을 강화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3.1% 줄어든 8432억원의 순익을 내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신한은행(9286억원)에 넘겼다. 하나은행의 홍콩 H지수 ELS 사태 관련 충당부채는 1799억원으로 신한은행(2740억원)보다 적었음에도 리딩뱅크를 내줬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주요 수익원인 기업대출 성장세는 견조하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67조75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4% 증가했다. 이는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하나은행은 홍콩 H지수 사태로 은행권 비이자이익 사업 확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퇴직연금 부문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2021년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2023년 채권직접편입 도입 등 은행권 최초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찾아가는 연금 세미나 실시, 전문 상담센터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간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립금 증가율 1위를 유지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334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퇴직연금 제도의 변화와 제도별 합리적인 대응 방법을 제시해 은행을 믿고 거래하는 기업과 가입자의 수익률 향상을 위한 최적의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평생 동안 믿고 맡길 수 있는 연금전문은행으로서 최선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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