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M&A 골든타임 놓치나…공모자금 못써보고 적립

지난 3년간 951억 원 사용…"M&A 신중하게 접근해야"

애경산업이 M&A(인수합병) 실탄 350억 원만 제외하고 IPO(기업공개) 공모자금을 거의 다 사용했다.

올해가 M&A 마지막 골든타임이었는데 사실상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코로나19로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30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자금 가운데, 70%를 이미 소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유가증권 상장을 통해 1397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 가운데, 9월 말 기준 951억 원을 R&D 및 설비 투자, 해외 개척 등에 사용했다. 남은 금액은 M&A 또는 JV(조인트벤처) 설립에 쓰려고 남겨뒀다.

기업공개(IPO) 당시 애경산업은 M&A 또는 지분 투자를 고려하고 있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사업의 성공으로 무난히 증시에 입성할 수 있었다. 높은 매출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에이지투웨니스의 인기가 한 몫했다. 히트 상품 '에센스 팩트'를 배출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애경산업의 약점이기도 했다. M&A를 검토했던 것도 경쟁사 대비 빈약한 제품 라인업과 단일 브랜드 의존도를 보강하기 위해서다.

공모자금의 약 30%인 350억 원을 M&A와 지분투자에 쓰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약속한 투자 시기까지 한달 밖에 남아있지 않아 사실상 M&A는 해를 넘기게 됐다.

일부 상품에 편중된 탓에 올해 유독 실적이 부진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애경산업의 주력 제품인 색조 화장품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3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화장품 산업 전반이 어려워져 기업 인수는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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